일구일행(一球一幸). 공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며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소년들. 바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이상근) 소속 유소년야구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공부하는 야구, 행복한 야구, 즐기는 야구'를 지향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2011년 문을 열고 한국 야구 유망주 육성 산실이 됐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 중인 왼손 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여러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야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넘어 스포츠 전체에 좋은 모범사례가 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본다. (편집자 주)


[마이데일리 = 순창 팔덕야구장 심재희 기자] 일구일행인터뷰 서른한 번째 초대 손님은 신정익(39) 논산시 유소년야구단 감독이다. 그는 현역 시절 190cm 좋은 신체 조건을 활용해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뿌렸던 파워피처였다. 유소년야구 지도자가 된 이후에도 시원시원하게 선수들을 잘 이끌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신감을 강조하면서 선수들의 '멘탈'이 강해질 수 있도록 디테일 또한 신경을 많이 쓴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지향하는 '행복한 야구'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지도자다.
◆ 150km 파워피처→유소년야구 감독 '변신'
190cm의 큰 키에 시원시원한 말투. 현역 시절 시속 150km대 광속구를 뿌리던 때같이 막힘이 없다.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말 하나하나에 디테일 또한 살아 있다. 신 감독은 인터뷰 초반부터 유쾌한 미소를 보였다.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에 1년 정도 일반 회사를 다녔다. 2017년에 논산시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했다. 벌써 구단이 10년 차에 접어들었다"며 웃었다.
그는 '파워피처'였다. 우완 스리쿼터 투수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경주 흥무초, 경주중, 경주고, 한민대를 거쳤다. KBO리그에서 '필중필승'으로 명성을 떨친 진필중 전 코치를 한민대에서 만나 투구에 눈을 떴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투수로 뛰기 시작했다. 신체조건이 좋았지만, 구속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20km대였다"며 "한민대에서 진필중 코치님을 만나 시속 150km 광속구를 던질 수 있게 됐다. 투수 경력이 짧았는데, 진필중 코치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면서 자신감을 더 얻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1년 SK 와이번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SK의 마무리로 뛰었던 서진용과 같은 해 입단했다. 2012년과 2013년 2군에서 꽤 좋은 성적을 올렸다. 1군과 2군을 오갔고, 2군에서는 29.2이닝 연속 무실점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어깨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군 복무를 한 뒤 은퇴했다. 신 감독은 "공익 근무를 하면서 함안유소년야구단에서 어린 선수들을 가르쳤다. 그때 지도했던 선수 중 한 명이 LA 다저스에 입단한 장현석이다"며 "군 복무를 마치고 현역 복귀를 바랐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 구속이 시속 140km 정도가 나왔지만 몸에 무리가 느껴져 은퇴를 결심했다"고 되돌아봤다.

◆ 코로나도 정면돌파한 의지의 사나이
공익 근무를 할 때 함안유소년야구단에서 어린 선수들을 위해 야구로 재능 기부를 하면서 유소년야구 쪽 가치와 매력을 느꼈다. 현역 복귀를 이루지 못했지만, 공익 근무 시절에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는 디딤돌을 쌓았다. "은퇴 후 일반회사를 다니면서도 야구에 대한 생각을 계속 했다. 좋은 기회가 생겨 2017년 논산시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17년 창단 당시 취미반 선수 10명 정도로 첫걸음을 뗐다. 현재 인원은 72명 정도다. 기본적으로 취미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은 진학 추천을 하고 있다. 신 감독은 "2017년에 창단해 2018년쯤엔 140명까지 구단 선수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때 20명까지 등록 선수가 줄었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면서 지금까지 왔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구단 운영 자체가 어려웠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힘든 시기를 버텨냈는지 궁금했다. 관련 질문에 '레슨 병행'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에도 논산시야구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유소년야구 선수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아카데이에서 야구를 배울 수 있었다"며 "공익 근무 시절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레슨'을 한 게 아카데미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 150평에 달하는 논산시야구아카데미 시설을 잘 활용했고,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다시 논산시 유소년야구단 인원들도 자연스럽게 다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 강한 투수력의 비밀
논산시 유소년야구단은 투수력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파워피처로 명성을 떨쳤던 신 감독의 지도력이 빛나고 있는 셈이다. 신 감독은 "어린 유소년야구 선수들은 언제나 주눅들면 안 된다고 항상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지난 것은 빨리 잊고, 다시 집중하라'는 주문을 많이 한다. 그래야 정상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힘줬다.
논산시 유소년야구단 소속 고등학생 선수들을 두 명은 시속 135km 정도의 광속구를 뿌린다. 그들은 취미반 학생들이다. 엘리트 선수 못지 않은 구위를 자랑한다. 비결은 신 감독의 지도자 철학과 맞닿아 있다. 신 감독은 "저는 선수들을 이해하는 것이 최고의 지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가 선수 시절 느꼈던 부분을 공유하려고 한다"며 "경기를 할 때, '절대로 결과를 먼저 떠올리지 마라'고 주문한다. 복잡하지 않게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자신감 있게 발휘해야 결과도 좋아진다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논산시 유소년야구단은 투수력이 강하고 팀 전체적인 경기력 기복이 적다. 지금까지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주최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우승 2회, 준우승 3회의 훈장을 달았다. 신 감독의 말처럼 선수들이 여유를 가지고 잘 집중한다. '강철 멘탈'을 보이는 게 인상적이다. 신 감독은 "저희 구단 선수들이 인성도 좋고, 멘탈도 강하다. 열심히 연습하고, 경기장에서는 긴장하지 않고 즐겁게 야구한다"며 "시원시원하게 경기를 풀면서 성장하는 선수들이 많아 뿌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 행복야구 전도사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모토로 내건 '행복야구'를 실천하는 게 바로 신 감독이다. 언제 어디서든 자신감을 잃지 않고 주눅들지 않고 결과를 먼저 떠올리지 않고 야구 자체를 즐기는 자세를 강조하는 지도자다. 그가 '행복야구 전도사'라고 불리는 이유다. 실제로 논산시 유소년야구단은 수도권 대형 구단들에 비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지방 팀 가운데 가장 저력 있는 야구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 감독은 앞으로 목표에 대해서도 '행복야구'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렸다. 이어 "올해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운영하는 모든 리그에서 우승을 이뤄보고 싶다. 새싹리그, 꿈나무리그, 유소년리그, 주니어리그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는 게 목표다"며 "장기적으로는 저희 구단 소속 프로 선수들이 나오는 걸 꿈꾼다. 대한민국 최고의 유소년야구단을 바라보면서 힘차게 전진할 것이다"고 힘줬다.
신 감독의 노력과 열정은 지난해 큰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논산시에 인조잔디야구장이 개장했다. 이전까지 선수들과 함께 모교인 한민대에서 연습을 하면서 다각도로 야구장 건립을 고민하고 건의해 뜻을 이뤘다. 신 감독은 "인조잔디야구장을 새롭게 지어주신 백성현 논산시장님께 항상 감사하다. 아울러 논산시체육회와 논산시야구협회에도 진심으로 고맙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논산시 유소년야구단 선수들과 스태프들에게도 고맙고, 저희가 행복야구를 계속 펼칠 수 있도록 좋은 대회를 만들어주시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임직원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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