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 넘어 돌봄으로”…생보사 요양 시장 전쟁, 새 먹거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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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우리나라의 초고령 사회 진입에 맞춰 생명보험업계 무게중심이 ‘보장’에서 ‘돌봄’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사고나 질병 발생 이후 보험금을 지급하는 전통적 사후 보장 모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요양시설과 실버타운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아 보험 이후 단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전략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20%를 웃돌았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장기요양 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간병·치매보험 등 고령 리스크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해 온 생보사 입장에선 ‘보험금 지급 이후’ 단계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지 않으면 고객 접점이 단절되는 구조다.

요양 사업의 선두는 KB라이프다.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강동·은평·광교 등 수도권에 도심형 요양시설을 잇달아 개소하며 체인형 운영 모델을 구축했다. 실버타운과 요양원, 데이케어센터를 복합적으로 운영하며 보험·자산관리·돌봄을 결합한 시니어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올해 초 ‘KB골든라이프 플래그십센터’를 열고 보험 상담과 자산관리, 요양·돌봄, 건강관리 컨설팅을 아우르는 복합 거점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신한라이프도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통해 경기 하남에 프리미엄 요양시설 ‘쏠라체 홈 미사’를 개소하며 본격 참전했다. 전 세대 1인실 구조와 전문 돌봄 인력 배치를 내세워 고급화 전략을 택했다. 향후 해운대와 은평 등 추가 거점 확대도 검토 중이다.

업계 1위 삼성생명 역시 100% 출자 자회사 삼성노블라이프를 출범시키고 ‘삼성노블카운티’ 인수·통합을 마무리했다. 삼성노블카운티는 2001년 착공된 국내 최초 프리미엄 실버타운으로, 그간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운영해왔다. 최근에는 신사업추진팀과 R&D센터를 신설해 신규 시설 개발과 시니어 맞춤형 상품·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하나생명도 진출 채비를 마쳤다. 지난해 6월 300억원을 출자해 자회사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를 설립했고, 내년 경기 고양시에 도심형 요양시설을 개소할 계획이다.

보험사들이 요양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고령층 고객의 자산·건강·주거를 아우르는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면 장기간 고객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보험상품과 실제 돌봄 서비스를 연계해 상품 경쟁력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금 현금 지급 대신 간병·케어 서비스와 연결하는 모델 역시 검토되고 있다.

다만 요양사업은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자금 회수 기간도 길다. 현행법상 요양시설은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 설립이 가능해 임대 방식으로는 운영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부지 매입과 건축에 수백억원이 선투입되는 구조로, 자본 여력이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로 꼽힌다. 운영 과정에서의 인건비·공실 리스크 역시 만만치 않다. 또 프리미엄 시설 위주의 확장이 중산층 이하 고령층의 돌봄 공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생명보험사의 요양 전쟁은 단순한 시설 수 확대 경쟁을 넘어선 산업 전환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보장 산업’에서 ‘종합 생애관리 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보험과 돌봄의 결합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작동할지, 그리고 수익성과 공공성 사이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니어 시장은 단순 요양이 아니라 금융과 생활 서비스를 통합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장”이라며 “입주자가 시설에 머무르는 동안에도 결제·카드 사용·자산관리·투자 등 금융 활동은 계속 이뤄지기 때문에 금융지주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확장 가능한 생태계”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과 돌봄, 결제와 자산관리까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전략적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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