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건강검진에서 정상 판정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부정맥이 진행 중인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심방세동이나 심방빈맥처럼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부정맥은 기존 단시간 심전도로 발견이 어려워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부정맥은 심장 전기 신호 이상으로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질환으로, 증상이 없어도 뇌졸중이나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건강검진에 활용되는 짧은 심전도 검사는 검사 시점만 반영해 발작성 부정맥을 포착하기 어렵다.
박철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진료과장은(흉부외과 전문의) “부정맥 진단의 핵심은 검사 시간의 연속성”이라며 “웨어러블 심전도가 기존 검사로 놓친 위험 신호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웨어러블 기반 장기 심전도 기술이 건강검진의 진단 범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검진이 검사 시점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데 집중됐다면,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장기 모니터링은 일상생활 중 발생하는 심장 이상까지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실제 웨어러블 심전도 활용에 대해 궁금한 점을 박철 건협 경남지부 진료과장과 일문일답으로 풀어봤다.
- 건강검진 현장에서 부정맥 스크리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심혈관 질환과 부정맥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부정맥은 무증상 상태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환자 본인이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부정맥은 증상이 없어도 뇌졸중이나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건강검진은 이러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며, 검진 단계에서 부정맥을 선별하는 역할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 기존 12유도 심전도로는 부정맥 발견에 한계가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시행되는 12유도 심전도 검사는 약 10초 정도 심장의 전기 신호를 기록하는 방식이다. 이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해서 부정맥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발작성 심방세동이나 심방빈맥, 야간서맥, 특정 상황에서 발생하는 기외수축 등은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중 특정 시간대에만 나타나거나 며칠에 한 번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검사 순간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정상으로 기록될 수 있다. 결국 검사 시간이 짧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다. 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심전도를 보다 장시간, 연속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 실제 검진에서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를 통해 부정맥이 발견된 사례가 있나?
“최근 건강검진을 받은 60대 여성 수검자가 간헐적인 흉통과 가슴 두근거림 증상을 호소했다. 기존 심전도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를 통해 심방빈맥이 확인됐다.
이후 순환기내과 진료를 통해 추가 검사와 치료가 진행됐다. 장기 심전도 검사가 진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기존 검사에서 정상으로 판단됐더라도 장기 모니터링을 통해 실제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장기 심전도 검사가 진단과 치료에 어떤 도움을 주나?
“장기 심전도 검사는 환자의 일상생활 중 심전도를 지속적으로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환자가 활동 중이거나 수면 중일 때, 또는 증상이 발생하는 순간의 심전도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증상과 부정맥 발생 간의 인과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부정맥의 발생 빈도와 지속 시간, 패턴 등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약물 치료가 필요한지, 시술이 필요한지, 또는 경과 관찰이 가능한지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부정맥 발생 빈도와 지속 시간을 분석하면 약물 치료, 시술 여부, 경과 관찰 여부 등을 보다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다.”
- 어떤 환자에게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가 도움이 되나?
“간헐적으로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흉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검사 시점에는 이상이 확인되지 않는 환자에게 매우 유용하다. 또한 증상이 없더라도 고령자나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을 가진 환자에서도 조기 발견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 무증상 상태에서도 부정맥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험군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 장기 심전도 검사 기간이 길어질수록 진단 정확도에도 차이가 있나?
“검사 기간이 길어질수록 부정맥 발견율이 크게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24시간 검사에서는 약 60% 수준의 진단율을 보이지만, 검사 기간이 3일 이상으로 늘어나면 진단율이 90% 이상까지 상승할 수 있다. 이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부정맥 특성상 장시간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부정맥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부정맥, 특히 심방세동은 뇌졸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심장 리듬이 불규칙해지면 혈류 흐름이 비정상적으로 변하고, 혈전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부정맥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이러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장기간 방치된 부정맥은 심장 기능 저하로 이어져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조기 발견과 치료는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 웨어러블 심전도 기술이 의료 환경에 가져올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나?
“웨어러블 심전도는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존에는 제한된 검사 결과에 의존해야 했지만, 이제는 장시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정밀한 진단이 가능해졌다. 이는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향후 건강검진과 의료 환경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나?
“앞으로 검진기관의 역할은 단순히 질병을 발견하는 데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질병 발생 이후 치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질병 발생 이전 단계에서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예방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다.
웨어러블 기술을 활용하면 환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고, 이상 신호를 조기에 발견해 대응할 수 있다. 검진기관은 단순 검사 기관이 아니라, 개인의 건강을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예방 중심 의료 플랫폼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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