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중견 가구업체이자 코스피 상장사인 에넥스가 지지부진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당면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사’ 퇴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된 모습이다. 업황 및 실적 부진을 딛고 주가 부양이란 까다로운 과제를 풀어내며 코스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위태로운 시가총액에 ‘동전주’… 내년은 어쩌나
1971년 설립돼 1995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에넥스는 최근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직면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부실 상장사’ 퇴출에 박차를 가하고 나서면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시장으로 대도약하기 위해 더 신속하고 엄정한 부실기업 퇴출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내놓은 방안으로, 신규 진입에 비해 퇴출이 소극적이었던 기존의 ‘다산소사(多産少死)’ 구조를 ‘다산다사(多産多死)’로 전환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 방안이 마련됐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건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상향 가속화와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 신설이다.
금융위는 우선 지난해 7월부터 실행에 옮겨지고 있는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상향 적용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기로 했다. 기존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연단위로 점진 상향할 예정이었는데, 이를 6개월 단위로 당긴다. 이에 따라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코스피 상장사의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이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오른다. 이어 내년 1월부턴 500억원으로 재차 오를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가가 1,000원을 밑도는 동전주도 상장폐지 요건에 새롭게 포함된다. 특히 주식병합(액면병합)을 통해 동전주를 벗어나는 ‘꼼수’를 차단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주식병합 후 주가가 액면가에 못 미쳐도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에넥스는 26일 종가 기준 주가가 499원을 기록하며 500원 아래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규모도 299억원으로 떨어지며 300억원에 미치지 못하게 됐다. 주가와 시가총액 모두 올해 하반기부터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는 수준이다.
물론, 현재로선 주가 및 시가총액에 따른 상장폐지 위기 해소가 요원하지 않다. 에넥스는 주가가 501원 이상이면 시가총액이 300억원을 넘고, 주식병합을 통해 동전주에서 벗어나는 것도 가능하다. 액면가가 500원인 만큼, 주식병합 후에도 주가가 액면가를 넘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 상황에 비춰봤을 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바에 따르면, 에넥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2,152억원의 매출액과 5억원의 영업이익, 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8.5% 줄고, 영업이익은 무려 89.3% 감소한 실적이다.
에넥스는 앞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다 2024년 모처럼 흑자전환을 이룬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영업이익이 급격하게 줄어들며 수익성 문제를 다시 마주하게 됐다. 2017~2018년 4,000억원대를 넘어섰던 점에 비춰보면, 매출 규모도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에넥스의 이러한 실적 부진은 업황이란 근본적인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경기 위축에 경기 침체까지 더해지면서 매출과 수익성 모두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 같은 업황은 당분간 개선될 기미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현재로선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업황 및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는 버텨내더라도 내년엔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이 500억원으로 상향되면, 주가가 834원을 넘어야 상장폐지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주가가 현재 대비 70%가량 올라야 하는 셈이다. 남은 기간과 시장 상황, 실적 흐름 등에 비춰보면 더욱 어려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업황 및 실적 부진에 더해 주가 부양이란 까다로운 과제까지 마주하게 된 에넥스가 타개책을 마련하며 코스피 상장사라는 입지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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