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5·18 성지에서 '내란 옹호' 조례라니…광주 남구의회의 무거운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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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서울중앙지법은 '12·3 비상계엄'을 주도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사법부는 이번 사태를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이자 "국회 권능을 무력화하려는 내란"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대한민국 헌정사를 더럽힌 내란죄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었다.

그런데 민주주의의 심장이자 5·18 정신의 성지인 이곳 광주에서, 이 내란을 옹호하는 단체를 세금으로 지원하는 조례가 버젓이 살아있다면 믿기겠는가. 그것도 1년 가까이 말이다. 바로 광주 남구의회의 이야기다.

지난해 5월, 남구의회는 '한국자유총연맹 지원 조례'를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은봉희 의원이 발의한 이 조례는 단 17일 만에 상임위와 본회의를 거쳐 시행됐다. 운영비와 교육훈련비 지원은 물론, 구 소유 시설의 무상 사용과 포상 특혜까지 담긴 그야말로 '특혜 종합세트'다.

문제는 이 조례의 수혜자인 한국자유총연맹의 행보다. 이 단체는 12·3 비상계엄 직후 법원 난입 폭력 사태를 일으킨 이들을 '애국청년'이라 치켜세우며 내란을 옹호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무장 폭동'으로 폄훼해온 이들에게, 광주 시민의 혈세를 주겠다는 결정을 남구의회는 이의 한 마디 없이 만장일치로 내렸다.

대조적인 장면은 광주시의회에서 연출됐다. 같은 시기 유사한 조례를 추진했던 시의원들은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즉각 본회의 상정을 포기했다. 참여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안일한 역사 인식을 뼈저리게 성찰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남구의회는 달랐다. 남호현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 그리고 재의 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은 김병내 남구청장까지 약 10개월간 그 누구도 사과하거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사이, 5·18 광주 정신은 조례라는 이름 아래 기만당하고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묻는다. "윤석열 내란 옹호 단체를 지원하는 조례를 만든 이들이 진정 광주의 대표가 맞느냐"고. 민주당 간판을 달고 선거에 나서는 이들의 역사 인식이 1980년 신군부 쿠데타에 맞선 선배들의 정신과 닿아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침묵은 금이 아니다. 때로는 동의이자 방조다. 내란 세력을 옹호하는 단체에 시민의 주머니를 털어주기로 한 이 결정에 대해, 남구의회는 이제라도 답해야 한다. 6월 지방선거는 멀지 않았다. 역사를 배신한 정치는 주민의 준엄한 심판이라는 부메랑을 피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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