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 ‘빅5’ 선두 경쟁 격화…삼성화재 독주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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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손해보험업계 순위 판도가 재편됐다. 메리츠화재가 DB손해보험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선 가운데, 1위 삼성화재와의 격차는 99억원까지 좁혀지며 초접전 구도가 형성됐다. 다만 상위권 경쟁 이면에는 보험 본업 수익성이 둔화되고 투자이익이 이를 방어하는 구조가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5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삼성화재 1조6909억원, 메리츠화재 1조6810억원, DB손해보험 1조5349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KB손해보험은 7782억원, 현대해상은 5611억원을 기록했다.

5개 손보사의 순이익 합계는 6조2461억원으로 전년(7조4009억원) 대비 15.6% 감소했다. 실적 둔화 속에서도 상위권 구도에는 변화가 있었다. 삼성화재는 순익이 17.4% 줄었지만 1위를 유지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감소폭을 1.7%로 최소화하며 기존 2위였던 DB손보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KB손보도 현대해상을 추월해 4위로 올라섰다.

연결 기준으로는 삼성화재가 2조20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년 연속 ‘2조 클럽’을 지켰다. 특히 연결 기준 투자손익이 1조2133억원으로 43.5%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5대 손해보험사(삼성·메리츠·DB·KB·현대)의 2024~2025년 별도 기준 연간 순이익 추이. /정수미 기자

순위 변화의 배경에는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의 엇갈린 흐름이 자리했다. 삼성화재의 보험손익은 1조5195억원으로 17.8% 감소했고, 메리츠화재도 1조4254억원으로 7.1% 줄었다. DB손보와 KB손보는 각각 1조359억원, 6267억원으로 30%대 감소폭을 기록했고, 현대해상은 3960억원으로 62% 급감했다.

실적 악화의 핵심 요인은 자동차보험이었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에서 159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 958억원 흑자에서 급반전했다. KB손보는 1077억원, 현대해상은 908억원, DB손보는 547억원, 메리츠화재는 463억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현대해상은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4% 수준까지 상승하며 수익성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비중이 높은 구조인 반면,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 비중이 6.7%에 그쳐 상대적으로 충격이 제한적이었다.

장기보험 손익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감소폭이 제한적이었지만, DB손보와 KB손보는 20% 이상 줄었고 현대해상은 60% 넘게 감소하며 타격이 컸다.

일반보험 역시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DB손보는 80% 넘게 급감했고 메리츠화재도 40%대 감소를 기록했다. KB손보는 일반보험 부문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보험계약마진(CSM)도 연말 계리적 가정 변경 영향으로 감소했다. CSM은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반영한 지표로, 손해율·해지율·사업비율 등의 가정이 바뀌면 재평가된다. 지난해 보험금 지급이 늘며 예실차가 확대되자 각 사는 연말 가정을 보다 보수적으로 조정했다. 교육세 인상 등 세율 변화 역시 미래 이익 추정치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화재는 가정 변경 영향으로 약 1조6000억원의 CSM이 감소했다. DB손보는 2년 연속 2조원대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신계약 CSM이 2조9000억원을 웃돌았지만, 가정 변경을 반영한 순증 규모는 8000억원대로 축소됐다. 메리츠화재도 8000억원대 감소를 기록했다. KB손보와 현대해상 역시 각각 1조8000억원, 1조1500억원 규모의 조정이 반영됐다.

업계에서는 과거 장기 보장성 상품 경쟁 과정에서 손해율이나 해지율을 다소 낙관적으로 가정했던 부분이 최근 현실화되면서 조정 폭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투자손익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DB손보는 1조777억원으로 44.9% 증가했고, 메리츠화재는 8623억원으로 13.2% 늘었다. 삼성화재는 별도 기준 802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연결 기준에서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KB손보는 5284억원으로 198% 급증하며 감소한 보험손익을 일부 상쇄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손보업계는 보험 본업 수익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자산운용 성과가 순익을 방어하는 구조가 강화된 모습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가정 변경 영향이 겹치며 손보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둔화된 해”라며 “투자이익이 방어 역할을 했지만, 보험 본업에서의 체력 회복이 동반되지 않으면 실적 변동성은 계속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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