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제일약품이 지난해 큰 폭의 매출 감소에도 흑자전환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상품 부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 체질 개선이 그 배경으로 풀이된다.
지난 23일 제일약품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5,663억원 △영업이익 207억원 △당기순이익 320억원 등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한 실적이다. 2024년엔 189억원의 영업손실과 3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요인으로는 화이자 등과 이어오던 의약품 코프로모션(공동 판매·영업 계약) 종료가 꼽힌다. 제일약품은 미국 화이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 △진통소염제 ‘리리카’ △골관절염치료제 ‘쎄레브렉스’ △신경병성통증치료제 ‘뉴론틴 캡슐’ 등의 국내 유통을 10년 이상 이어왔다. 그런데 지난해 3월 화이자의 특허만료 의약품 중심 판매사인 비아트리스 코리아(전 화이자업존 한국법인)가 SK케미칼과 △리리카 △뉴론틴 △쎄레브렉스 3종의 국내 유통 및 판매 계약을 체결했고, 제일약품과 이어오던 코프로모션은 종료됐다.
리리카와 쎄레브렉스는 2024년 기준 제일약품 매출의 10.4%(734억원), 5.6%(396억원)를 차지한 주요 상품이었으나, 지난해 두 상품의 매출 비중은 각각 2.1%(122억원), 1.1%(64억원)로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1분기 코프로모션 종료에 따라 2분기부터 거의 판매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론틴 캡슐도 연간 2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한 도입 의약품이었으나, 지난해 1분기 이후부터 유통사가 변경되면서 제일약품이 판매한 뉴론틴 매출은 약 26억원에 그쳤다. 한국다케다제약의 ‘란스톤 LFDT 정(활동성십이지장 궤양 치료제)’ 상품 역시 지난해 1분기 이후 거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점에 비춰보면 코프로모션을 종료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그간 상품에 의존해 외형성장을 이어오던 제일약품이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상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외형은 축소됐지만, 수익성은 한층 개선된 모습이다. 이러한 행보가 지속될 경우 ‘의약품 유통사’, ‘의약품 도매상’이라는 오명도 떨쳐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일약품 측은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요인으로 ‘매출원가율 감소’와 ‘관계기업 투자 손익 개선’을 꼽았다. 특히 신약 연구개발(R&D)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실적 개선이 제일약품의 연결 실적 흑자전환의 핵심 역할을 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해 매출 534억원을 기록해 전년(148억원) 대비 259.8% 성장을 이뤄냈으며, 영업이익 126억원, 당기순이익 137억원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 10월 시장에 출시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 시트르산염)’가 자리를 잡은 게 실적 성장의 원동력으로 파악된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해 자큐보 판매를 통해 3분기말 기준 내수 매출 287억원을 기록했고, 기술이전으로 약 91억원의 마일스톤 수익을 거뒀다. 온코닉테라퓨틱스가 벌어들이는 매출과 로열티, 마일스톤 수익은 제일약품 연결기준 실적에 반영된다. 아울러 제일약품을 통해 유통·판매된 자큐보의 지난해 3분기말 누적 매출은 44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0.2%를 차지했다.
제일약품 측은 올해 자체 개발 신약인 자큐보를 비롯해 자체개발 의약품 판매에 힘써 성장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한편, 제일약품과 온코닉테라퓨틱스 등 주요 사업회사·R&D 계열사 등의 실적 호조에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도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제일파마홀딩스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6,567억원 △영업이익 387억원 △당기순이익 348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8% 감소했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은 긍정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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