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블론세이브 한 날 마음 정리가 안 돼서…잠 설쳤다.”
한화 이글스 클로저 김서현(22)은 2025시즌 초반 마무리로 데뷔, 69경기서 2승4패33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좋은 성적이었지만, 시즌 막판엔 많이 흔들렸다. 포스트시즌은 물론,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출전한 네이버 K-베이스볼시리즈서도 부진했다.

양상문 투수코치와 김서현이 내린 결론은 체력이다. 스리쿼터 특성상 포심이 내추럴 커터로 꺾이는데, 이 움직임이 무뎌지면서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아졌다. 몰리는 공의 힘도 떨어지면서 결정적 한 방을 많이 맞았다.
그래도 마무리란 늘 팀의 승패를 책임지는 보직이다. 자신의 부진이 자신의 블론세이브를 넘어 팀의 패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술적 이슈 외에 멘탈 관리도 중요하다. 김서현은 21일 공개된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을 통해 윤석민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김서현은 “블론세이브 한 날에 마음 정리가 안 돼서…잠을 설칠 때도 있었다. 선배님은 어떻게 했나요”라고 했다. 그러자 윤석민은 아주 현실적인 대답을 했다. “솔직히 마음 정리가 그날 저녁에 바로 되는 사람이 어딨냐. 며칠 가는 거지. 그 다음에 세이브 올릴 때까지 가는 거지”라고 했다. 윤석민은 KIA 타이거즈 에이스였지만, 마무리 경험도 풍부하다.
이별의 상처는 새로운 연애로 치유하라는 말처럼, 블론세이브의 상처도 세이브로 치유하는 수밖에 없다. 윤석민은 블론세이브를 심적으로 극복하는 노하우는 따로 없고, 칼을 갈고 열 받는 심정이라면 정상적인 마무리투수라고 했다. 대신 “마운드에 올라가기 무섭다, 위축된다? 그건 자질 없다”라고 했다.
결국 윤석민은 블론세이브를 안 할 수는 없고 한 번이라도 덜 하도록 실질적인 준비와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니까 생각하고 피칭해야 한다. 선두타자인데 유리한 볼카운트에 볼넷을 줄 때도 있고 유리한 볼카운트에 맞을 때도 있다.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나도 납득이 돼야 하고 감독, 코칭스태프, 선수들도 납득이 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팀이기 때문이다.
윤석민은 “선두타자 볼넷은 내주면 안 되는데 안 할 수는 없지. 내가 스트라이크를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공을 선택해야 하는데, 2B까지 괜찮겠지 하고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 잡자 싶었는데 2B가 압박이 돼서 하필 볼이 돼. 그러면 2구에 슬라이더 선택을 할 걸 하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는 그걸 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에 ‘이번엔 아니겠지’가 아니라. 선택을 할 때 실패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될 대로 돼라? 그건 운이다”라고 했다.
자신의 능력과 상황에 따라 확률 높은 선택을 해야 실패해도 받아들일 수 있는데, 아무렇게나 던져서 나쁜 결과가 나오면 얻는 게 없다는 얘기다. 그렇게 해서 잘 풀려도 운이니 야구가 늘지 않는다는 게 윤석민의 얘기다. 그는 “운으로 잘 풀리면 왜 잘 됐는지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이밖에 윤석민은 투수라면 마운드에서 승부욕도 발휘할 줄 알아야 하고, 마운드에서만큼은 ‘X라이’처럼 행동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라운드에서 선, 후배가 당연히 없어야 한다. 대신 선 남는 행위에 대해 경기 후 해당 타자에게 전화해서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서현은 알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윤석민의 얘기는 마무리투수들이 곱씹어볼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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