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네가 주전 유격수 아니냐.”
박찬호(31, 두산 베어스)는 작년 가을 FA 4년 80억원 계약을 맺고 떠나면서 김규성(29, KIA 타이거즈)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훈련을 하던 김규성은 박찬호와 전화로 작별인사를 하면서, 이 얘기를 애써 외면했다.

지난해 11월 말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인천공항에서 잠시 만났던 김규성은 “굳이 나라고 생각 안 한다”라고 했다. 달콤한 말에 취해 나태해질 것을 스스로 경계했던 것이다. 오키나와에서 엄청난 땀을 흘렸고, 그 땀의 보상만 믿기로 했다.
이달 초 9일 일정으로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를 취재했다. 이범호 감독은 캠프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로 김규성을 꼽았다. “지금 규성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데…”라고 했다. 다른 한 선수의 분발이 필요하다면서, 은근슬쩍 김규성을 치켜세웠다.
김규성은 박찬호의 달콤한 말에 넘어가지 않고, 땀으로 승부하겠다는 초심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게 분명하다. KIA는 20일 아마미오시마 시민야구장에서 자체 연습경기를 실시했다. 김규성은 화이트의 7번 3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했다.
0-1로 뒤진 2회말 첫 타석에서 김현수를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가동했다. 수비형 내야수지만, 은근히 한 방이 있는 선수다. 광주보다 고척돔에서 유독 한 방을 잘 터트리는 선수이기도 하다. 작년 8월31일 수원 KT 위즈전서는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도 터트렸다. 오버 스윙을 하면 안 되지만, 장점은 살려야 한다. 끝이 아니었다. 2-3으로 뒤진 5회말에는 2사 1,2루 찬스서 최지민에게 1타점 중전적시타를 터트렸다.
김규성은 2016년 2차 7라운드 63순위로 입단한 뒤 꽤 오랫동안 1군에서 내야 백업으로 살아왔다. 작년엔 데뷔 후 가장 많은 133경기에 나갔다. 타율 0.233 3홈런 16타점 OPS 0.614. 타격에서 좀 더 정확성을 더하면 바랄 게 없다. 기본적으로 내야 전 포지션을 맡을 수 있기 때문에 쓰임새가 높다. 과거 은근히 결정적 실책을 자주 했지만, 작년엔 133경기서 실책이 10개밖에 없었다.
아시아쿼터 제리드 데일의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긴 하다. 데일은 주전 유격수와 리드오프를 굳힌 분위기다. 이날도 블랙 1번 유격수로 출전해 안타 2개와 도루 1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김규성의 가치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어차피 전천후 내야수는 필요하다. 그리고 김선빈이 지명타자로 나가는 날엔 선발 출전도 가능해 보인다. 윤도현, 이호연, 정현창, 박민 등과의 경쟁이다. 지금 페이스만 보면 개막엔트리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물론 갈 길이 멀지만.

한편, 경기는 블랙의 4-3 승리. 5회말까지 열렸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