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발모와 모낭 재생 등 새로운 탈모 치료제 개발에 나서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탈모 치료 시장은 2030년 160억달러(약 23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연평균 8.7% 성장하는 고성장 시장으로 평가된다. 치료 방식별로는 의약품 치료가 전체의 98.8%를 차지하며 기기 치료 등을 압도하고 있다.
환자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원형탈모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약 1억4700만명에 달하며, 남성의 약 40%가 35세 이전 일정 수준의 탈모를 경험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규제기관이 탈모 치료제로 승인한 약물은 피나스테리드와 미녹시딜 두 종류뿐이다. 이들 치료제는 탈모 진행 억제나 혈류 개선 중심의 작용 기전을 갖고 있어 모낭 기능 회복이나 발모를 직접 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발모 유도와 모낭 기능 회복을 목표로 한 차세대 탈모 치료제 개발 경쟁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도 혁신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탈리아 코스모 파마슈티컬스는 남성형 탈모 치료제 성분 ‘클라스코테론’ 임상 3상에서 위약 대비 최대 5배 이상 모발 수 증가 효과를 확인했다. 미국 펠라지 파마슈티컬스는 줄기세포 기반 탈모 치료제 ‘PP405’의 임상 3상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 1억2000만달러(약 17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미국 베라더믹스는 기존 미녹시딜을 경구용 서방형 제제로 개발해 복용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제약사와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탈모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JW중외제약은 혁신 기전 탈모 치료제 ‘JW0061’을 개발 중이다. 이 후보물질은 신경계 등 다양한 조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GFRA1 수용체에 직접 작용해 발모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물질은 JW중외제약의 AI(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 '주얼리'를 통해 발굴됐다. 기존 치료제와 달리 모발 성장 경로를 직접 활성화하는 기전을 기반으로 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 특허 등록도 완료했다.
종근당은 장기 지속형 탈모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두타스테리드 성분을 활용한 주사제 형태 치료제 ‘CKD-843’을 개발 중이며 현재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했다. 기존 경구용 치료제가 매일 복용해야 하는 방식이었다면,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투여 횟수를 줄여 치료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텍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 기반 접근을 통해 차별화된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올릭스는 RNA 간섭(RNAi) 기술을 활용한 탈모 치료제 ‘OLX104C’를 개발하고 있다. 탈모를 유발하는 안드로겐 수용체 발현을 감소시켜 탈모 진행 원인을 직접 억제하는 방식이다. 최근 호주에서 임상 1b/2a상 첫 환자 투여를 완료하며 임상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프롬바이오는 줄기세포 기반 탈모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 유래 줄기세포를 활용해 모낭 기능 회복을 유도하는 치료제로, 최근 비임상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임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세포치료제 기반 접근은 모낭 기능 회복을 직접 유도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정책 환경 변화도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탈모 치료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확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탈모를 ‘생존의 문제’로 언급하며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확대 검토를 보건복지부에 주문한 바 있다. 보험 적용이 확대될 경우 치료 접근성이 높아지고 시장 규모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기존 탈모 치료제가 탈모 진행 억제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발모 유도와 모낭 재생 등 근본 치료를 목표로 한 신약 개발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임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도 크게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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