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규제와 대화 사이, 배달앱 사업자 결단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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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김지영 기자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가 작동을 멈춘 가운데, ‘배달앱’ 규제와 관련한 입법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복잡다단한 플랫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규제라는 단순한 해법이 아니라 자율적 협의를 되살리는 것이 이상적이다. 각 주체들의 사회적 대화를 복구하기 위해 플랫폼사업자의 역할이 요구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동반성장위원회가 5일 발표한 ‘2025년 배달3사 체감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달앱 3사의 평균 체감도 점수는 49.1점(100점 만점 기준)으로 나타났다. 체감도는 입점업체가 평가하는 각 배달앱의 상생협력 수준에 대한 만족도로, 3개 분야 20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는 배달앱 수수료가 꼽힌다. 같은 날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5년 배달앱 입점업체 인식 조사’를 보면 배달앱 이용료(중개수수료·배달비) 수준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8.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완화를 위해 정치권은 ‘음식배달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등에 관한 법률안’ ‘배달 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등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전자는 영세 자영업자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할 경우,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후자는 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광고비를 합산해 15%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배달비에 상·하한선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안은 플랫폼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행위를 규율하고 있다. 문제는 플랫폼에서 소비자·입점업체·라이더 등 주체가 긴밀히 연결돼있다는 점이다. 플랫폼에 지우는 비용은 입점업체가 아니면, 다른 주체인 소비자로, 또는 라이더의 운임 감소로 전이될 수 있다. 일률적인 숫자 규제가 생태계 전체의 후생을 깎아먹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각 주체가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의 적정선을 함께 도출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2월 더불어민주당 ‘을(乙) 지키는 민생 실천 위원회’ 주도로 출범한 사회적 대화기구는 수수료 완화·라이더 처우 개선 등 상생안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상생안은 마련되지 못했다. 또 지난 10월 초 이후 공식 회의를 개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회의가 동력을 잃은 배경으로는 배달앱 사업자들의 소극적인 태도가 꼽힌다. 특히 업계 점유율 1위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은 수수료율 인하 등 핵심 쟁점에서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그러나 당장의 점유율과 수수료 수익에 매몰된 사이, 규제로 공멸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규제’가 아닌 사회적 대화로 플랫폼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플랫폼사업자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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