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AI 시대③] AI는 이제 ‘운영 체계’…거버넌스·자동화·엣지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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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틱·피지컬 AI 확산 이후, 거버넌스·자동화·엣지 경쟁이 동시에 시작됐다. /AI 생성 이미지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개별 업무 보조 역할을 했던 AI(인공지능)가 기업의 '운영 체계(OS)'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더 똑똑한 모델을 만드는 경쟁이 아닌 AI를 기업 시스템에 어떻게 통합하고 통제할지가 핵심 변수가 됐다. 에이전틱·피지컬 AI 확산 이후 거버넌스·자동화·엣지 경쟁이 동시에 벌어지는 모습이다.

13일 IT(정보 기술)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개별 도구가 아닌 조직 인프라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에이전틱 AI가 목표 설정부터 실행까지 맡기 시작하면서 권한 관리와 책임 설계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AI 에이전트가 기업 내부 시스템을 호출하고 외부 도구를 실행하는 구조가 일반화되면서 승인 절차·감사 로그·보안 통제는 필수 조건이 됐다.

글로벌 빅테크는 이미 ‘AI 운영 플랫폼’ 확보에 나섰다. 오픈AI, 앤트로픽,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은 기업이 여러 AI 에이전트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선보이며 모델을 넘어 플랫폼 경쟁으로 전환했다. 조직 내 수십 개, 수백 개의 AI가 동시에 움직이는 환경에서는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사실상 새로운 기업 운영체계(OS)가 된다는 판단이다.

머신 자동화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단일 업무를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조달·재무·공급망·고객관리 등 복합 프로세스를 하나의 체계로 묶는 엔드투엔드 자동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에이전틱 AI가 개별 작업을 수행한다면, 머신 자동화는 업무 흐름 전체를 연결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내부 결재, 데이터 검증, 고객 응대까지 AI가 수행하도록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통제 설계가 병행된다. 고위험 단계에는 사람의 승인을 두고, 실행 기록을 모두 남긴다. AI의 자율성을 높이되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하는 방식이다. 머신 자동화는 단순 효율화가 아니라 조직 운영 체계를 재구성하는 작업에 가깝다.

AI. /게티이미지뱅크

엣지 AI는 이 구조를 현장으로 확장한다. AI 판단을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설비와 장비가 있는 현장에서 즉시 수행하는 방식이다. 제조 설비, 물류 로봇, 자율주행 장비에 AI를 직접 탑재해 실시간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 네트워크 지연을 줄이고 보안 위험을 낮출 수 있다. 5G와 차세대 반도체 기술과 결합하면서 산업 적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엣지 AI는 피지컬 AI의 전제 조건이다. 공장과 물류 현장에서 로봇이 즉각 반응하려면 현장 처리 능력이 필수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통신사는 엣지 AI 칩과 네트워크 인프라를 결합한 솔루션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섰다. AI가 중앙 집중형 구조에서 분산 구조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국내 기업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통신 3사는 엣지 인프라와 AI 플랫폼을 결합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제조 대기업은 스마트팩토리 고도화와 함께 AI 기반 공정 제어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SI 기업들은 에이전틱 AI와 머신 자동화를 통합하는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했다. 다만 글로벌 표준과 생태계를 주도하는 단계까지는 아직 격차가 존재한다.

세 흐름의 공통점은 ‘통합’이다. 에이전틱 AI가 업무를 수행하고, 머신 자동화가 프로세스를 묶고, 엣지 AI가 현장에서 판단한다. 이 세 축이 연결될 때 AI는 비로소 기업의 핵심 운영 체계로 자리 잡는다.

전문가들은 AI 경쟁이 이제 기술 고도화 단계를 넘어 체계 설계 단계로 진입했다고 본다. AI를 얼마나 많이 도입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게 통합하고 운영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분석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AI는 더 이상 실험용 기술이 아니다. 기업 운영 구조 자체를 바꾸는 인프라”라며 “거버넌스와 자동화, 엣지 역량을 함께 갖춘 기업만이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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