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올 들어 정부가 주가조작 근절과 상장폐지 제도 개편 등 내부 구조 개선에 나서는 가운데, 여당은 거래소 운영 틀 자체를 바꾸는 법안을 통해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거래소 노조와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개편 논의는 난항을 겪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 지부는 여의도 거래소 로비에 대규모 근조화환과 현수막을 설치했다. 최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강하게 반발의사를 표한 것이다.
해당 법안은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코스닥 시장을 별도 자회사로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운영 체계를 분리해 각 시장이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도록 하고, 시장 특성에 맞는 상장 심사와 퇴출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거래소 내부에서는 시장 건전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노조 측은 “정치적 판단이 시장 구조에 직접 개입하는 사례”라고 규정했다. 이어 “코스닥 자회사 전환은 투자자 보호가 아닌 투기판의 제도화”라며 “적자가 뻔한 코스닥을 자회사로 전환할 경우 결국 '묻지 마 상장'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수익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실적 압박을 받을 가능성을 문제 삼는다. 상장 유치를 통한 수익 확대 유인이 커지면서 상장 심사가 느슨해질 수 있고, 이는 과거 벤처·IT 과열 국면에서 나타났던 부실 상장과 투자자 피해 사례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조직 단계가 늘어나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해지고, 외부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거래소 본사가 위치한 부산광역시에서도 반대를 표명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본점 소재지에 대한 명확한 보장 없이 구조가 개편될 경우 핵심 기능이 수도권으로 이전돼 지역 금융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형준 시장은 “한국거래소 지주사 전환과 코스닥 분리 논의로 금융 기능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것을 반드시 막고, 부산을 국제 금융도시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거래소 경영진은 특정 방안에 대한 찬반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벤처기업 지원과 투자자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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