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新경영코드 ⑧] 환원 질주 ‘3기 김기홍號’…JB ‘최대 실적 vs 연체율 상승’ 명암 뚜렷

마이데일리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그래픽=최주연 기자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성공 이후 2년 차에 접어든 올해, JB금융은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기록과 건전성 지표 악화라는 부담을 동시에 떠안았다. 최대 수익의 환호 뒤에서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은 조용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 회장은 신년사와 경영전략회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채 전략을 함구했다. 8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iM·BNK·JB금융) 가운데 관련 내용을 비공개로 돌린 곳은 JB금융이 유일하다. 이후 지난주 콘퍼런스콜에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발언을 종합하면 올해 경영의 방점은 ‘수익 효율 극대화를 통한 주주환원율 50% 달성’으로 읽힌다. 행동주의 성향이 뚜렷한 주주추천 사외이사 체제가 안착한 이후 JB금융은 환원 목표를 향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J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710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6775억원) 대비 4.9% 증가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자이익은 3.5%, 비이자이익은 23.3% 늘며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비이자이익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최대 수익을 바탕으로 총주주환원율은 45%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목표치인 50%에 근접한 수치다. 보통주자본(CET1)비율도 12.58%로 전년 대비 0.37%포인트 상승했다.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성장 전략이 자본 비율 개선과 실적 확대를 동시에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JB금융 보통주자본비율 추이. /그래픽=최주연 기자

JB금융은 핵심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자본 효율성을 높였다. 지난해 원화 대출금 자산은 7.7% 늘었지만,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은 3.9%에 그쳤다. 수익성이 높은 자산으로 선별 확대한 전략이 최대 실적으로 이어진 셈이다.

김 회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수익성 높은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리밸런싱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며 “자본 효율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조정·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계열사별 성과는 엇갈렸다. 전북은행은 2287억원으로 4.6% 증가했지만 광주은행은 2726억원으로 5.5% 감소했다.

JB우리캐피탈은 2815억원으로 25.8% 늘었고, JB자산운용은 20억원으로 63.7% 감소했다. JB인베스트먼트는 83억원으로 116% 증가했다. 해외 사업의 핵심인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은 486억원으로 27% 성장했다. 글로벌 사업의 순익 기여도는 연간 평균 7%대를 유지했다.

◇3연임 유일 김 회장…부회장 돌연 사임에도 체제는 공고

김 회장은 2024년 말 JB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추천받아 이듬해 초 3연임에 성공했다. 현재 8대 금융지주 중 3연임 회장은 김 회장이 유일하다.

JB금융은 올해 초 임원 인사를 단행했고 부회장직을 부활시키며 김 회장 체제 강화에 나섰다.지난해 말 김 회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백종일 전 전북은행장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백 전 행장은 선임 9일 만에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 사임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압박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3연임 회장 체제에서 부회장직까지 부활한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JB금융은 올해 구체적인 경영 전략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와 유사한 경영진 구성을 유지했다.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송종근 부사장은 연임됐다. 미래성장본부 전무였던 박종춘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AX미래성장본부장을 맡았다. 이광호 준법감시인은 신설된 소비자보호본부장을 겸임하게 됐다. 최진석 대외협력본부 상무는 전무로 승진했다.

◇최대 실적의 이면…연체율 등 건전성 ‘악화’

JB금융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건전성 지표는 개선 흐름에 올라서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연체율은 1.38%로 1분기(1.52%) 대비 낮아졌지만 여전히 1% 중반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23%로 전년(0.91%) 대비 0.32%p 상승, 우상향 추이를 보인다.

/그래픽=최주연 기자

눈에 띄는 것은 NPL 비율 추이가 타 지방금융지주와 반대라는 점이다. 지난해 말 NPL 비율은 △BNK금융 1.42% △iM금융 1.49% △JB금융 1.23%로 절대적인 수치로 볼 때 JB금융이 가장 낮다. 그러나 BNK·iM금융은 내림세로 돌아선 반면 JB금융은 상승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완충력도 약해졌다. 부실 채권 손실 흡수 능력 지표인 NPL 커버리지 비율은 104.6%로 1년 전(139.7%) 대비 큰 폭 하락했다. 감독당국 규제 선(100%)에 근접한 수준으로, 추가 부실이 확대될 경우 충당금 부담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JB금융그룹 NPL 커버리지 비율/그래픽=최주연 기자

부실채권은 증가했지만 충당금 적립 규모는 최근 3년간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충당금전입액은 4790억원으로 전년(4786억원) 대비 사실상 제자리다. 대손비용률은 오히려 0.93%에서 0.87%로 낮아졌다.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와중에도 비용 확대는 제한적이었던 셈이다. 실적 방어를 우선한 전략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건전성 악화 이슈로 JB금융은 금융권 최대 화두인 생산적 금융 자금 투입 규모도 밝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생산적 금융은 상환이 비교적 안정적인 가계 대출로 쏠리던 자금을 벤처, 스타트업 등 혁신 기업에 자금 물꼬를 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생산적 금융이 본격화할 때 금융사의 리스크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JB금융은 올해 환원율 50% 달성을 공식화했다. 김 회장은 “올해 주주환원율은 당초 계획한 수치보다 5% 높은 50%로 정했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누리는 만큼은 현금 배당, 나머지는 자사주 소각 방식으로 달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 행동주의 DNA 3년 차…‘환원 가속’ 시험대

이 같은 환원 가속의 배경에는 지배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2024년 초 김 회장은 2대 주주이자 ‘행동주의 펀드’로도 유명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과 주주추천 사외이사 구성을 놓고 갈등을 빚었고, 결과적으로 김 회장은 백기를 들었다. 이후 JB금융 이사회 내 행동주의 색채는 한층 짙어졌으며 현재 전체 사외이사 중 22%가 행동주의 관련 인사로 분류된다.

이 밖에도 김 회장은 얼라인과 배당성향을 둘러싼 주주제안 갈등(27%→33% 제안)을 거치며 점진적으로 주주 친화 기조를 강화해왔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30%까지 올라섰고, 총주주환원율 역시 빠르게 확대됐다.

시장은 대체로 올해 환원율 50% 달성에 긍정적이다. 다수 증권사는 자본적정성과 수익 흐름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재차 악화된 건전성 지표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병존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성향이 30%로 기존 목표 28%를 상회했으며,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45%를 달성했다”면서 “확보된 상승여력을 감안해 투자의견을 ‘Buy’(직전 HOLD)로 상향하며 커버리지 은행 중 배당수익률의 기울기가 가장 가파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실적 흐름과 높은 자본비율에 근거한 정향적인 주주환원정책 확대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재차 악화된 건전성 관련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실적 발표 이후 총 11개 증권사 중 8개 증권사가 JB금융에 대한 매수 의견을 냈다. 반면 미래에셋·삼성·LS 증권 등 3개사가 ‘중립’ 의견을 냈다.

JB금융의 과제는 환원 확대와 건전성 관리 사이의 균형으로 집약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 효율성을 앞세운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지만, 부실채권 증가세와 커버리지비율 하락이 이어질 경우 환원 정책의 지속 가능성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면서 “최대 실적 이후의 기업 체력이 3기 김기홍 체제의 진짜 경쟁력이 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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