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생산 400만대' 르노코리아, 답은 '부산공장 경쟁력'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이 누적생산 400만대를 돌파했다. 이 기록은 단순한 생산량 증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때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 약화와 함께 철수설까지 거론됐던 르노코리아가 이제 르노그룹 내 핵심 생산 거점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출범 이후 26년 만에 도달한 400만대는 과거의 성과를 정리하는 동시에 향후 생산 축소가 아닌 새로운 역할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수치다. 특히 부산공장은 국내 시장을 위한 제조시설을 넘어, 르노그룹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서 전략적 기능을 담당하는 거점으로 위상이 변화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

생산 구조를 살펴보면 이런 변화는 더욱 분명해진다. 누적생산 400만대 가운데 국내 출고는 220만대, 해외 수출은 180만대에 달한다. 전체 생산의 상당 부분이 해외 공급에 투입되면서 부산공장은 국내 시장 대응을 넘어 글로벌 수요를 담당하는 생산기지로 활용돼 왔다.

차종 구성 역시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보여준다. SM5가 95만4000대로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했고 △SM3 80만5000대 △닛산 로그 58만5000대가 뒤를 이었다. 특히 닛산 로그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체제에서 부산공장이 글로벌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이런 생산 이력은 부산공장이 특정 브랜드에 한정된 공장이 아니라 그룹 전체 전략에 따라 생산 역할이 배분되는 핵심 거점으로 기능해 왔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부산공장의 경쟁력은 국내 판매 실적보다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내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중심으로 평가돼 왔다.

최근 몇 년간 르노코리아는 국내 판매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고, 이에 따라 생산 축소나 철수 가능성까지 언급된 바 있다. 그러나 르노그룹의 선택은 정반대였다. 부산공장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전략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구체화했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품질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다. 부산공장은 르노그룹의 글로벌 생산시설 평가에서 주요 품질 지표 상위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D/E 세그먼트 차량 생산을 담당하는 핵심 거점으로 지정돼 있다. 글로벌 전략 모델 생산을 맡길 수 있는 안정적인 제조기지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르노그룹의 중장기 전략인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2027'에서도 부산공장의 역할은 명확히 반영돼 있다.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서 부산공장의 비중이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략적 활용도가 강화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400만대 달성에서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생산 설비의 변화다. 부산공장은 기존 내연기관 중심 생산라인을 전기차까지 대응 가능한 혼류 생산라인으로 전환했다. 생산기지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전기차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특정 파워트레인에 의존하는 생산시설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반면 부산공장은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갖췄다. 현재는 최대 4개 플랫폼, 8개 차종까지 동시에 생산이 가능한 체계를 확보한 상태다.

이 같은 생산 유연성은 글로벌 수요 변화에 따라 생산 차종을 빠르게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정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그룹 전략에 따라 다양한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미래형 제조기지로 전환된 셈이다.

현재 르노코리아의 국내 판매 규모는 과거 대비 축소된 상황이다. 그러나 글로벌 완성차 산업에서 생산기지의 가치는 판매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생산 효율성, 품질, 생산 전환 능력 등이 더욱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부산공장은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생산시설로 평가된다. 글로벌 수준의 품질 경쟁력, 전기차 생산까지 대응 가능한 설비 구조, 글로벌 전략 모델 생산 경험이 결합되면서 그룹 내 전략적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누적생산 400만대는 단순한 과거 성과의 기록에 머물지 않는다. 전기차 전환과 글로벌 생산 재편이라는 흐름 속에서 부산공장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부산공장은 이미 내연기관 중심 생산시설에서 미래차 대응 생산기지로 전환을 마친 상태다. 르노코리아의 위상이 국내 판매 중심 브랜드에서 벗어나, 르노그룹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핵심 축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다.

400만대는 하나의 이정표에 불과하다. 앞으로 르노코리아의 경쟁력은 국내 판매 성과보다, 글로벌 전략 모델 생산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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