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트렌드] 샤넬 오픈런 대신 ‘편의점’ 줄 선다…Z세대 지갑 여는 소비코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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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과거 샤넬 등 명품 매장 앞에서 밤을 새우던 Z세대(1995~2005년생) 발걸음이 이제 편의점 디저트 매대와 다이소 화장품 코너로 향하고 있다. 고가 브랜드의 ‘소유’를 통해 자신을 증명하던 시대가 가고, 지금 이 순간의 ‘경험’을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 기조가 자리 잡은 결과다.

Z세대 인구는 통계청 기준 약 600만명으로 전체의 12% 수준이다. 비중은 기성세대보다 적지만,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가장 능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모바일 기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한다.

◇ 가장 자주 결제는 편의점, 많은 지출은 이커머스…분절 소비

13일 와이즈앱·리테일의 2025년 하반기 결제 데이터에 따르면, Z세대의 소비 패턴은 ‘효율’과 ‘재미’로 명확히 나뉜다.

결제 횟수 면에서는 GS25(월평균 4500만회)가 전 세대 통합 1위를 기록했다. CU(4400만회), 세븐일레븐(2200만회)이 뒤를 이었다. 반면 지출 총액 기준 상위권은 쿠팡과 네이버페이, 배달의민족이 차지했다.

이는 Z세대 특유의 ‘분절 소비’ 특성을 보여준다. 생필품은 이커머스에서 최저가로 사되, 일상의 즐거움을 주는 먹거리와 굿즈는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에서 빈번하게 구매하는 방식이다.

패션·뷰티 분야에서도 지그재그, 에이블리, 무신사, 올리브영 등 특정 카테고리 킬러 앱에서 1인당 월평균 10만원 이상을 결제하며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인 크림도 상위권에 올랐다.

2025 하반기 와이즈앱·리테일 Z세대 트렌드 데이터. /그래픽=방금숙 기자

◇ 챗GPT 약진…AI와 커뮤니티서 교차 검증

Z세대가 점유한 모바일 생태계는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사용자 비율이 가장 높은 앱은 에브리타임(84.4%)이었으며, 디스코드(65.2%), X(61.9%), 핀터레스트(61.0%)가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실제 결제로 이어지는 ‘전환 구조’다.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에서 트렌드를 발견하고 전문 플랫폼에서 검증한 뒤 결제하는 ‘탐색-검증-구매’의 동선 설계가 핵심 경쟁력이 됐다.

생성형 AI인 챗GPT의 약진도 눈길을 끈다. 챗GPT는 전년 동기 대비 Z세대 결제 금액이 196% 증가했으며, 사용 시간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AI를 일상적인 정보 탐색과 감정 관리에 활용하는 양상이 뚜렷해졌음을 시사한다.

정다움 와이즈앱 매니저는 “Z세대는 AI와 커뮤니티를 통해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믿을 만한 정보인지 교차 검증 후 구매 의사 결정에 반영한다”며 “광고성 콘텐츠보다는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진실한 브랜드 가치를 가졌는지를 어필하는 것이 지갑을 여는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 “지금 아니면 못 산다”…적시소비 전략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Z세대가 한정된 시간과 비용 안에서 만족을 극대화하는 ‘경험 효율’ 중심 소비를 한다고 분석했다.

호영성 대학내일20대연구소 소장은 “2023년부터 기조 자체가 저소비로 바뀌면서 명품 오픈런이 편의점 디저트와 다이소 화장품, 케이크 오픈런으로 이동했다”며 “지금 아니면 경험하기 어려운 상품에 몰입하는 ‘적시소비’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음식뿐만 아니라 계절 한정 콘텐츠, 여름 페스티벌 등 시의성 있는 계절 감각이 소비 심리를 자극한다. 최근 유행한 길빵(길에서 갓 나온 빵먹기), 컵육회·컵마라탕‧컵빙수 등도 정서적 만족감을 채워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변화에는 1인 가구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 Z세대는 1인 가구를 청년기에 잠시 스쳐가는 일시적 단계가 아닌 평생의 독립 모델로 정의한다. 로봇청소기, 의류관리기 등 소위 ‘3대 이모님’을 들여 삶의 질을 높이고, 좁은 방 안에서도 구역을 나눠 나만의 안식처를 꾸민다.

호 소장은 “Z세대의 소비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시대에 맞춰 변주하고 있다”며 “이제 이들에게 쇼핑은 단순히 소유보다 지금 아니면 못 사는 갈증과 어디서 무엇을 했다는 경험의 밀도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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