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극장가]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넘버원’… 승부수는 결국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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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극장가 대전에 출사표를 던진 (왼쪽부터)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넘버원’. / 쇼박스, NEW, 바이포엠스튜디오
설 연휴 극장가 대전에 출사표를 던진 (왼쪽부터) ‘왕과 사는 남자’ ‘휴민트’ ‘넘버원’. / 쇼박스, NEW, 바이포엠스튜디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이번 설 극장가는 믿고 보는 배우들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왕과 사는 남자’의 유해진·박지훈, ‘휴민트’의 조인성·박정민, ‘넘버원’의 최우식·장혜진이 각각 다른 결의 시너지를 완성하며 스크린을 채운다. 닷새간 이어질 설 연휴, 극장가를 접수할 승자는 누가 될지 주목된다.

◇ ‘왕과 사는 남자’ 유해진 끌고 박지훈 받치고

이미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작품은 ‘왕과 사는 남자’다. 지난 4일 가장 먼저 개봉한 이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설 연휴를 맞았다. 특히 ‘휴민트’ ‘넘버원’이 개봉한 지난 11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한 차례 내줬지만 하루 만에 정상을 탈환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예매율 역시 선두를 지키며 흥행 동력을 이어가고 있다. 

호평의 중심엔 유해진과 박지훈의 호흡이 있다.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과 그를 곁에서 지키는 촌장의 관계를 그린 영화에서 박지훈은 단종 이홍위를, 유해진은 촌장 엄흥도로 분해 세대를 가로지르는 감정의 밀도를 완성한다. 보호와 책임, 연민이 교차하는 감정을 차분히 쌓아 올리며 비극적 서사를 관계의 이야기로 끌어당긴다. 

두 배우의 시너지는 극의 긴장과 온기를 동시에 만들어낸다. 유해진이 관록의 연기로 서사의 무게를 감당하고 박지훈이 절제된 눈빛으로 비극의 깊이를 더한다. 서로 다른 결이 맞물리며 완성된 균형은 ‘왕과 사는 남자’를 설 연휴 극장가의 유력한 선택지로 만드는 가장 큰 힘이다.

세 작품 모두 배우들의 호연이 가장 큰 무기다. (왼쪽)‘왕과 사는 남자’ 박지훈(왼쪽)과 유해진, (오른쪽 위)‘휴민트’ 박정민(왼쪽)과 조인성, ‘넘버원’ 최우식(왼쪽)과 장혜진. / 쇼박스, NEW, 바이포엠스튜디오
세 작품 모두 배우들의 호연이 가장 큰 무기다. (왼쪽)‘왕과 사는 남자’ 박지훈(왼쪽)과 유해진, (오른쪽 위)‘휴민트’ 박정민(왼쪽)과 조인성, ‘넘버원’ 최우식(왼쪽)과 장혜진. / 쇼박스, NEW, 바이포엠스튜디오

◇ ‘휴민트’ 조인성 액션에 치이고 박정민의 멜로에 홀리고 

‘왕과 사는 남자’가 먼저 흐름을 잡았다면 이에 맞서는 작품은 ‘휴민트’다. 개봉 전부터 높은 사전 예매율을 기록한 데 이어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순위 변동이 있었지만 ‘왕과 사는 남자’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설 연휴 극장가의 경쟁 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휴민트’의 승부수 역시 조인성과 박정민이라는 두 배우다. 조인성은 국정원 요원 조 과장을 냉철한 판단력과 트라우마가 공존하는 인물로 그려낸다. 정제되고 절제된 움직임을 기반으로 군더더기 없이 설계된 액션을 선보이며 전면에서 영화의 속도를 끌어올린다. 감정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인물의 상처를 묵직하게 남기는 연기가 인물의 설득력을 더한다.

반면 박정민이 연기한 박건은 보다 즉각적이고 공격적인 에너지로 균열을 만든다. 불안정한 감정과 내면의 흔들림을 전면에 드러내며 극의 긴장을 흔드는 변수로 기능한다. 특히 멜로 감정이 짙게 깔린 장면에서는 애절함과 절박함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서사의 또 다른 축을 형성한다. 액션과 감정이 맞부딪히며 만들어낸 두 배우의 긴장감이 설 연휴 극장가에서 또 다른 선택지로 거론되는 이유다.

◇ ‘넘버원’ 최우식·장혜진, 다시 마주한 모자의 시간

‘휴민트’와 같은 날 출격한 ‘넘버원’은 다소 아쉬운 출발을 보이며 박스오피스 경쟁에서는 한발 뒤처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영화 ‘기생충’ 이후 다시 만난 최우식, 장혜진의 존재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넘버원’은 엄마의 음식을 먹을 때마다 줄어드는 숫자를 보게 된 아들이 그 숫자가 0이 되면 엄마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장르적 설정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인물의 감정에 집중한 작품이다.

최우식은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는 연기로 하민의 불안과 죄책감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침묵과 망설임으로 감정을 눌러두다 결정적인 순간에 터뜨리며 내면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장혜진은 고된 일상에서도 끝내 버텨내는 은실을 과장 없이 그려내며 현실의 엄마를 떠올리게 한다. 절제된 감정선이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마주한 두 배우는 이전의 기억을 반복하기보다 한층 깊어진 감정의 축적으로 관계를 완성한다. 흥행 성적과는 별개로 이 재회가 설 연휴 극장가에서 ‘넘버원’을 주목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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