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대형마트 실적… 롯데마트, 올해 반등 기회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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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가 업황 부진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이마트·롯데마트의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 뉴시스
대형마트가 업황 부진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이마트·롯데마트의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지영 기자  대형마트가 업황 부진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이마트·롯데마트의 지난해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이마트가 실적 신장을 이룬 반면, 롯데마트는 적자전환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물류시스템 역량 강화를 통해 반등을 노릴 것으로 점쳐진다. 롯데마트의 신성장동력인 자동화물류센터(CFC)는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 이마트·롯데마트, 실적 가른 전략은

이마트가 11일 공시한 바에 따르면 이마트(별도기준) 지난해 실적은 매출 17조9,660억원, 영업이익 2,77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5.9%, 127.5% 성장했다. 반면, 롯데마트는 적자전환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쇼핑이 6일 공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쇼핑 마트 사업부의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9% 감소한 5조4,713억원, 영업손실은 70억원이다.

양사간 실적 희비는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됐다. 이마트는 통합 매입을 통해 원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 고물가로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 적중한 전략이 단기간 수익 성과를 이끈 것이다. 지난해부터 선보인 할인행사 ‘고래잇페스타’로 고객 유입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이마트는 올해도 휴식·체험 공간을 늘리는 등 점포 리뉴얼과 동시에, 신규 출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이마트와는 대조적으로, 지난해 신규 출점보다는 점포 효율화에 집중했다. 우선, 오프라인 매장은 식료품 비중이 90% 이상인 그랑그로서리 모델로 점차 리뉴얼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4월에는 온라인 그로서리 앱 ‘제타(ZETTA)’를 출시해 점포 기반 배송 서비스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영업손실에도 플랫폼 구축과 CFC 초기 투자 비용이 일부 반영됐다.

◇ 온라인 힘주는 롯데마트, 물류센터에 1조원 투입

롯데마트는 최근 몇년간 온라인 식료품 플랫폼으로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23년 12월 부산 CFC 기공식에서 “전국에 6개 CFC를 구축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 식료품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22년 영국의 유통·기술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고 CFC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오카도는 로봇 피킹, AI 기반 수요예측 등 고도화된 물류 기술로, 미국의 아마존과 비견되는 기업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022년 영국의 유통·기술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고 CFC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 뉴시스
롯데마트는 지난 2022년 영국의 유통·기술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고 CFC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 뉴시스

부산에 위치한 첫번째 CFC는 연면적 약 4만2,000㎡(약 1만2,500평) 규모로 올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품 집적 효율성을 높여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보다 상품 구색을 두 배 가량 많은 4만5,000여종으로 늘렸다. 배송 처리량은 하루 3만여건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비용은 약 2,000억원이다.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롯데마트 제타’와 CFC를 연계해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잡화) 부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롯데마트 제타’는 배송 요일과 시간대를 지정하는 예약 배송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CFC로 물류 효율화가 이뤄지면 이 배송시간대를 더 세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간 제휴를 통해 고객 유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롯데마트 관계자는 밝혔다. 이는 지난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네이버커머스 이용자 수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롯데마트의 물류 부문 투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통에서 상품 품질과 가격뿐만 아니라, 배송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플랫폼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것이 관건인데, 네이버와의 협업은 확실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 경쟁사 영업위축·새벽배송 허용 논의, 기회로 작용할까

기업회생 중인 홈플러스의 대규모 점포정리도 기존 대형마트에겐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41개 점포 정리를 포함한 ‘구조 혁신형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지난 9일 한화투자증권 이진협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롯데마트와 관련해 “홈플러스 점포 폐점이 지난 12월부터 본격화되면서 1분기부터 반사 효과가 확인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정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롯데마트는 70여 개의 PP(picking&packing) 센터를 활용해 ‘롯데마트 제타’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PP센터란 대형마트 매장 공간의 일부를 온라인 주문 처리를 위해 개조한 전용 물류 공간을 말한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 점포 기반 새벽배송을 금지하고 있는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롯데마트 제타’를 통한 새벽배송이 가능해진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와 점포매장을 이용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마지막 배송 단계)를 연계하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며 “쿠팡, 컬리가 온라인 식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지금보다 마트의 입지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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