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나서봅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동국제강그룹의 지주사인 동국홀딩스는 지난 11일, 여러 건의 공시를 쏟아냈습니다. 잠정 실적 공시가 있었고, 주식분할 및 2건의 감자결정 관련 공시와 주주환원 정책 정정공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중 잠정 실적 공시를 제외한 나머지 공시는 모두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일맥상통하는 공시로 눈길을 끕니다.
동국홀딩스는 어떤 결정을 내린 걸까요?
동국홀딩스는 우선 감자, 즉 자본감소를 단행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보유 중이던 자사주 2.2%를 소각해 자본을 감소시킵니다. 2023년 6월 인적분할 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는 거죠. 그리고 기존에 5,000원이었던 주식 액면가를 2,500원으로 감액합니다. 이와 함께 앞서 이익잉여금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발생한 자본금과 발행주식 액면총액 간 차액인 1,120억6,400만원에 대해서도 자본 감소 절차를 진행합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 2,711억원에서 778억원으로 1,933억원 줄어들게 됩니다. 총 감자 비율은 71.3%죠.
여기서 끝이 아닌데요. 동국홀딩스는 감자 이후 주식분할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기존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는 겁니다. 이를 통해 앞선 감자로 2,500원이 될 액면가는 500원이 될 예정입니다. 현재 3,180만483주인 발행주식총수는 자사주 소각과 주식분할 거쳐 1억5,550만7,715주로 크게 불어나게 되죠.
이러한 결정은 어떤 효과를 가져오고,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자사주 소각, 자본 감소, 주식 분할과 같은 용어가 다소 낯설고 많은 숫자와 변화가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렇게 어렵기만 한 내용은 아닙니다.
동국홀딩스의 이번 결정에서 핵심이 되는 건 자본금인데요. 이는 주식회사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가령, 회사가 적자로 자본금을 모두 소진하게 될 경우,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게 되죠.
이 같은 자본금은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데요. 늘리는 건 증자, 줄이는 건 감자입니다. 증자와 감자는 다시 대금 존재 여부를 기준으로 구분됩니다. 대금을 받고 주식을 찍어내 자본금을 늘리는 건 유상증자, 대금 없이 주식을 찍어내 나눠줌으로써 자본금을 늘리는 건 무상증자입니다. 반대로 주주들에게 대금을 주고 주식을 회수·소각해 자본금을 줄이는 건 유상감자, 대금 없이 주식을 병합·소각해 주식 수를 줄이거나 액면가를 감소시켜 자본금만 줄이는 건 무상감자이고요. 유상증자와 무상증자, 유상감자와 무상감자 모두 각각의 상황과 구체적인 실행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고 다른 효과를 가져옵니다.
동국홀딩스가 이번에 실시하는 건 무상감자입니다. 자사주를 소각과 액면가 감액으로 자본금을 줄이고, 기존에 이익잉여금으로 단행했던 자사주 소각도 자본금에 반영하는 건데요.
통상 무상감자는 재무상황이 좋지 않을 때 궁여지책으로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상감자를 통해 발생하는 감자차익으로 결손금을 메우거나, 자본금을 줄여 자본잠식을 해소하는 게 대표적이죠. 떄문에 무상감자는 일반적으로 악재로 인식되곤 합니다.
하지만 동국홀딩스의 무상감자는 전혀 다릅니다. 동국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이익잉여금이 2조원에 육박하고, 자본잠식과도 아주 거리가 멉니다. 그럼에도 상당한 규모의 무상감사를 결정한 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인데요. 보다 구체적으로는 자본금을 줄여 배당가능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대표적인 주주환원 방안인 배당은 상법에 의해 그 기준이 엄격하고 명확하게 규정돼있습니다. 특히 이익배당을 현금배당으로 하려면 반드시 배당가능이익이 존재해야 하고 그 내에서 이뤄져야 하는데요. 이때 배당가능이익은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을 기준으로 자본금과 법정준비금 등을 공제해 산정됩니다.
때문에 자본금이 많으면 배당가능이익 범위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요. 바로 이 점이 동국홀딩스가 무상감자를 결정한 이유입니다. 자본 재배치를 통해 자본금을 줄임으로써 배당 여력을 높이겠다는 의도죠.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도모하겠다는 거고요. 이례적인 의미와 목적을 지닌 무상감자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상감자와 함께 결정한 주식분할은 혹시라도 주가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한 겁니다. 이는 주주가치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당 가격은 낮추고 유통주식수는 늘리는 것으로, 더 많은 투자자들이 유입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동국홀딩스의 일련의 결정은 특히 철강업계 전반에 드리운 불황 속에서도 주주가치 제고를 적극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국내외 21개 계열사를 종속회사로 인식하는 동국홀딩스는 철강 시황 악화 여파로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2% 줄어드는 등 수익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자본금을 줄이는 자본 재배치를 통해 배당 여력을 확충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거죠.
뿐만 아닙니다. 동국홀딩스는 2023년 3월 내놨던 주주환원정책 관련 공시를 정정해 연간 최저 배당기준을 주당 300원에서 400원으로 늘렸습니다.
주주가치 제고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동국홀딩스의 무상감자와 주식분할은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5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 동국홀딩스 ‘주요사항 보고서(감자 결정)’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211001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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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2. 11.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 동국홀딩스 ‘주요사항 보고서(감자 결정)’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211001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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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2. 11.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 동국홀딩스 ‘주식분할 결정’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211801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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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2. 11.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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