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삼성화재가 보험 수익성 둔화 국면에서도 배당 확대와 밸류업 정책을 이어가며 해외 투자와 판매채널 다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투자 부문이 보험손실을 상쇄하는 가운데, 자본 여력을 앞세운 글로벌 영토 확장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12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2030년 세전이익 5조원, 기업가치 30조원 달성을 목표로 사업 구조 혁신과 글로벌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장기·자동차·일반보험 전반의 수익 구조를 재정비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 확대와 영업조직 체계 혁신을 병행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우선 이문화 대표는 장기보험 부문에서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강화해 CSM(보험계약마진) 성장을 극대화 한다는 전략이다. 자동차보험은 데이터 기반 맞춤형 상품과 정교한 마케팅을 통해 흑자 구조를 유지하고, 일반보험은 사이버·신재생에너지 등 신규 리스크 시장을 공략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자산운용 부문 역시 리스크 관리 범위 내에서 고수익 유망 섹터 투자를 확대해 이익률을 높일 방침이다.
◇보험 본업 빨간불…손해율·예실차 부담 확대
삼성화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 78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줄었다. 연간 잠정 당기순이익도 2조203억원으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하며 가까스로 ‘2조 클럽’은 지켜냈다.
순익 감소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보험 본업의 둔화다. 3분기 누적 보험손익은 1조3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8% 줄었다. 보험금 예실차(예상 대비 실제 지급 보험금 차이)는 -47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자동차보험도 3분기 누적 341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의료·간병 관련 지급 부담이 늘면서 장기보험 손해율이 악화됐고, 자동차보험 역시 손해율 상승 영향으로 수익성이 약화됐다. 보험 영업만으로는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래 수익 지표도 둔화 흐름을 보인다.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은 15조77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지만, 신계약 CSM은 2조18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다. 기존 계약의 이익 기반은 견조하지만 새로 유입되는 계약의 수익성은 예전만 못하다는 의미다.
◇투자로 실적 방어…순익 감소에도 배당 확대 자신감

보험손익 감소를 상쇄한 것은 투자부문이다. 3분기 누적 투자손익은 9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8% 증가했다. 주식·채권 평가이익과 함께 FVPL(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대체투자 부문 수익이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탰다.
자산 포트폴리오도 변화하고 있다. 채권 비중은 34.5%로 줄어든 반면, 기업금융펀드·PEF(사모펀드) 등을 포함한 대체투자는 8조6000억원까지 확대됐다. FVPL 자산도 11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FVPL은 금리·주가 등 시장 변수에 따른 평가손익이 당기순이익에 즉각 반영되는 구조여서, 수익 기여도가 커지는 동시에 실적 변동성도 함께 확대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삼성화재의 이익 구조는 보험 본업보다는 자산운용 성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모습이다. 보험에서 창출되는 이익 비중은 줄고, 금융시장 흐름에 영향을 받는 투자이익 비중은 확대되는 흐름이다.
그럼에도 주주환원 기조는 유지됐다. 삼성화재는 보통주 1주당 1만9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 전년 대비 2.6% 확대하며 순이익이 줄었지만 배당은 늘렸다.
회사 측은 중장기적으로는 주주환원율 50%, 자기자본이익률(ROE) 11~13% 유지를 목표로 제시했다. 삼성화재의 9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은 275.9%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치인 130% 이상을 크게 웃돈다. 자본건전성을 바탕으로 환원과 확장을 병행하겠다는 전략이다.
◇자본력 앞세워 해외로…판매채널도 개편
확장의 중심에는 해외사업이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0월 영국 로이즈 보험사인 캐노피우스 지분을 추가 인수했다. 5억8000만달러(약 8000억원)를 투입해 지분 21%를 더 확보하며 총 40%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글로벌 보험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해외 사업은 이미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해외 부문에서 28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현재 6개 해외법인과 2개 지점, 3개 사무소를 운영 중이며, 2030년까지 전체 이익의 절반을 해외에서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해외를 보조 축이 아닌 핵심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판매채널 재편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전속 설계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복수 영업이 가능한 설계사 모델, 이른바 ‘N잡 설계사’를 허용하며 채널 다변화에 나섰다. 고정비 부담을 낮추면서 고객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채널 확장은 리스크를 동반한다. N잡 설계사의 경우 정착률이 낮아 이탈이 잦아질 수 있고, 충분한 교육과 현장 경험이 축적되지 않으면 전문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는 곧 불완전판매 증가와 민원 확대로 연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성장 전략과 내부 통제 사이의 균형이 중요해진 이유다.
실제 민원 지표는 부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3분기 민원 건수는 2234건으로 전년 대비 28.98% 증가했다. 이 중 자체 민원은 885건으로 14.94% 늘었고, 금융감독원 등 외부기관에 접수된 대외 민원은 1349건으로 40.23% 급증했다. 회사 내부 절차에서 해결되지 못한 민원이 외부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소비자 신뢰 관리 측면의 과제가 부각된다.
일부 보험사들이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하며 민원 감소 흐름을 보이는 것과 달리, 삼성화재는 확장 전략과 맞물려 민원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이문화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삼성화재는 과거 관성에서 벗어나 긴장감을 가지고 빠르고 과감한 변화를 실행해 코어(core) 강화 및 시장의 판을 바꾸는 도전에 나설 예정”이라며 “명확한 도전목표를 가지고 치열한 고민과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성공 DNA를 다시 일깨움으로써 승자의 조직문화를 완성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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