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을 앞두고 인적 쇄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아틀라스 상용화에 맞춰 그룹 로봇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리더십을 교체해 산업은 물론 가정·서비스용 로봇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는 테슬라와 달리 산업용 시장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경영진 교체, 아틀라스의 현장 투입, 노조와의 긴장 관계가 맞물리며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략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최근 로버트 플레이터 CEO의 사임을 공식화했다. 플레이터 CEO는 1994년 합류해 30년 넘게 회사를 이끌며 연구 중심 조직이던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상업용 로봇 기업으로 전환시킨 인물이다.
CEO 공백 기간에는 아만다 맥마스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직무대행을 맡는다.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양산 전환과 기업공개(IPO)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시점에서 리더십 재편이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과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tch)’를 통해 이미 산업 현장에서 매출 기반을 확보했다. 스팟은 산업 시설 점검과 안전 관리, 원자력 시설 해체 등 고위험 환경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스트레치는 글로벌 물류 기업들을 중심으로 상용 적용 사례를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원자력 공기업 셀라필드가 스팟을 방사선 시설 해체 작업에 투입한 사례를 공개하며 산업 안전성과 효율성 측면의 효과가 부각됐다.
로봇 전략의 핵심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연구·훈련 단계를 마무리하고 아틀라스를 실제 제조 현장에 투입하는 실전 단계에 들어갔다. CES 2026에서는 전동식 아틀라스의 상용 버전을 공개했고, 최근에는 전신 제어와 이동성 테스트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아틀라스를 우선 투입하고, 2030년 이후 적용 공정을 확대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이 과정에서 테슬라와 다른 길을 선택했다. 테슬라가 휴머노이드를 가정·서비스용까지 확장하며 대량 생산을 강조하는 반면 현대차는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산업용 휴머노이드’에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 생산 공정을 실증 무대로 삼아 ‘돈을 벌 수 있는 장비’로서의 가치를 먼저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국내 공장 투입을 둘러싼 노사 갈등 가능성은 부담 요인이다. 현대차 노조는 로봇의 생산 현장 투입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노조는 노사 합의 없는 로봇 투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로봇 상용화 일정의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로봇이 인력을 대체하기보다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보조하는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와 노동계에서도 기술 발전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 양산과 사업 확장의 속도를 높이려는 그룹 전략과 고용 안정에 대한 현장의 우려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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