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 A씨는 최근 검찰을 사칭한 전화를 받았다. 발신자는 A씨 명의로 대포통장이 개설돼 범죄에 연루됐으며,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식 수사를 받으려면 금융감독원에 직접 출입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출입 허가가 날 때까지 외부와 접촉하지 말고 혼자 머물 수 있는 숙박업소로 이동하라"고 요구했다.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통화를 끊지 못하게 한 끝에 모텔 투숙까지 유도했다.
#2. B씨는 밤늦게 낯선 번호로 전화를 받았다. 발신자는 B씨 자녀의 이름과 학교명을 정확히 언급하며 전화를 바꿔줬고, 수화기 너머로 자녀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저씨가 때렸다"는 말과 함께 급하게 금전을 요구했다. 이후 확인 결과, 해당 음성은 실제 자녀가 아닌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된 목소리였다.

설 명절을 앞두고 이처럼 수사기관이나 금융당국을 사칭해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되자, 금융당국이 예방 행동수칙을 내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0일 금전 수요가 늘어나는 명절 전후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10계명'을 마련해 공개했다.
최근 보이스피싱은 검찰·금감원 등을 사칭해 명의도용, 대포통장 개설, 구속 수사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방식이 두드러진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수사 중이니 전화를 끊지 말라"거나 "조용한 곳에서 대기하라"며 모텔·호텔 투숙을 요구하는 경우는 피해자를 외부와 차단하기 위한 전형적인 사기 수법으로 꼽힌다.
수사기관이 수사를 이유로 통화를 강요하거나 숙박업소 투숙을 요구하는 일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런 전화를 받을 경우 즉시 통화를 종료한 뒤 경찰청이나 검찰청 공식 대표번호로 직접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인·가족을 사칭한 수법도 고도화되고 있다. 사기범이 자녀의 이름과 학교·학원명 등을 언급하며 납치를 빙자하고, AI로 조작한 자녀 음성을 들려주며 금전을 요구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급박한 상황이더라도 일단 전화를 끊고 학교·학원·지인 등을 통해 신변을 직접 확인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대출을 빌미로 한 보이스피싱 역시 주의 대상이다.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기존 대출 상환을 요구하며 타인 명의 계좌나 생소한 법인 계좌로 송금을 유도하거나, 공탁금·보증금·보험료 등 명목으로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모두 사기에 해당한다. 금융회사가 어떤 경우에도 선입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수법도 빈번하다. 은행 앱이나 통신사 통화 앱 삭제를 요구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링크(URL) 클릭을 유도하는 경우, 휴대전화에 악성 앱이 설치돼 통화 가로채기나 개인정보 탈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배송됐다거나 법원 등기가 반송됐다는 안내 역시 전형적인 사기 수법으로 꼽혔다. 이런 연락을 받으면 안내받은 번호로 재연락하지 말고, 카드사 공식 고객센터나 '내 카드 한눈에' 서비스 등을 통해 사실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아울러 명의도용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한 '안심차단서비스'도 함께 소개했다. 해당 서비스에 가입하면 신용대출, 카드론, 비대면 계좌개설, 오픈뱅킹 등이 전 금융권에서 차단되며, 해제는 영업점 대면 확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자의 불안과 조급함을 자극해 정상적인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며 "대표적인 수법과 대응 요령을 숙지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면 상당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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