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아마미오시마(일본) 김진성 기자] “오, FA 최대어.”
9일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 시민야구장. ‘호령존’ 김호령(34)과 인터뷰를 하는데, 지나가던 선수들이 일제히 위와 같이 얘기했다. 심지어 한 선수는 웃더니 “호령이 형이 요즘 야구를 잘해서 그런지 여유가 있다”라고 했다.

불과 1년전과 많은 게 바뀌었다. 더 이상 김호령은 스프링캠프에서 오버워크를 안 해도 되는 선수가 됐다. 베테랑이지만 자리가 없어서 매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시범경기서 뭔가 보여줘야 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올해 김호령은 개막전 주전 중견수가 확실하다. 이변이 없는 한 시즌 내내 하위타선 한 자리를 맡을 전망이다.
2025년의 변화가 결정적이었다. 오픈스탠스를 클로즈스탠스로 바꾸면서 몸쪽 코스를 잡아당기면서 생산하는 타구의 질이 달라졌다. 컨택이 좋은 편이 아니니 공략하는 코스를 다변화하기 보다 몸쪽과 실투 공략에 집중하기로 한 게 대성공했다. 발이 빠르다 보니 일단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면 2루타도 곧잘 기록했다.
연봉협상이 화제였다. 작년 8000만원서 무려 212.5%가 오른 2억5000만원을 받게 됐다. 2025시즌 105경기서 타율 0.283 6홈런 39타점 46득점 12도루 OPS 0.793으로 2015년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 이에 대한 보상이자, 예비 FA 프리미엄이 붙은 결과다. KIA는 김호령의 등급을 최대한 높이려고 많은 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호령은 “시즌을 잘 준비하고 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연봉을 좀 많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어? 이렇게까지 오른다고?’ 딱 그렇게 생각했다. 더 잘해달라는 의미도 있고, 그런 마음을 갖고 훈련하고 있다.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했다.
시즌 중반부터 주전이 된 작년과 달리, 올해는 풀타임으로 잘해야 한다. 작년보다 더 잘하면 FA 시장에서 따뜻한 겨울을 예약할 수 있다. 그는 “작년엔 시즌 시작하고 나중에 내가 올라왔다. 그 (좋았던)느낌을 시즌 초반부터 내면 어떨까 싶다. 팀에서도 이제 내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라고 했다.
김호령이 시즌 시작과 함께 주전을 보장받은 게 참 오랜만이다. 김기태 한화 이글스 2군 타격총괄코치가 사령탑이던 시절 김호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그것도 데뷔 초창기이던 2015~2016년이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2024시즌까지는 단 한 시즌도 100경기 이상 못 나갔다.
김호령은 “개막전에 주전으로 나간다면…기억이 안 난다. 거의 처음일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과거 사령탑들의 지지에 대해서도 떠올렸다. “그땐 내가 생각이 너무 많았다. 고집도 있고, 이것도 해보고 싶고 막 그러니까 폼을 너무 많이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이 권유한 클로즈 스탠스도 알고 보니 약 2년 전부터 들었다고. 김호령은 웃더니 “2년 전부터 얘기해줬는데 그때부터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땐 내 느낌이 아닌 것 같아서, 불편해서 안 했는데 열어놓고 치는 게 편하니까. 이것저것 해보다가 그랬다”라고 했다.
그렇게 어렵게 주전을 따냈고, 이젠 내년 중견수 FA 시장의 다크호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2026-2027 FA 중견수 최대어는 단연 최지훈(29, SSG 랜더스)이다. 만약 최지훈이 SSG와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면 김호령이 FA 중견수 최대어가 될 전망이다.

김호령은 “프로에서 FA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작년 1년만 잘했기 때문에 올해도 잘해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타격이 좀 중요하다. 3할 가까이는 쳐야 한다. 그래야 경기를 많이 뛸 수 있다. 올해는 3할을 치고 싶다. 풀타임으로 나가면 2~30도루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팀 어린 외야수들도 좋아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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