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희수 기자] 리그 최고를 다툴 좌완 선발 듀오가 결성됐다. 그러나 1년 이하 시한부일 가능성이 크다.
MLB FA 시장에 남은 선발 중 최대어였던 프램버 발데스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향한다. 6일(한국시각) MLBTR의 앤서니 프랑코에 의하면 발데스는 디트로이트와 3년 1억 1500만 달러(한화 약 1684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조금은 예상치 못한 행선지다. 디트로이트는 선발진이 제법 탄탄한 팀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현존 지구 최강의 선발 자리를 다투는 2025 사이영상 위너 타릭 스쿠발을 필두로 잭 플래허티-케이시 마이즈-리스 올슨까지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은 팀의 무기 중 하나다. 여기에 지난 시즌까지 SSG 랜더스 소속으로 뛰었던 드류 앤더슨까지 영입하며 뎁스도 보강했다.

그러나 디트로이트는 시장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가격이 조금 떨어진 틈을 타 발데스를 낚아챘다. 발데스는 지난 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 소속으로 31경기에 나서 13승 11패 ERA 3.66을 마크했다. 192이닝을 소화하며 내구도도 증명했고,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WAR도 3.8로 수준급이었다.
휴스턴에서만 여덟 시즌을 소화한 발데스다. 통산 성적은 188경기에 등판해 81승 52패 ERA 3.36, WAR 18.9다. 올스타에도 2회 선발됐고, 2022년에는 ALL-MLB 1팀에 선발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이제는 디트로이트로 둥지를 옮겨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클래스가 검증된 투수인 만큼 선발진이 두터운 디트로이트에서도 발데스는 프런트라인 선발로 분류된다. 팬그래프는 2026시즌 디트로이트의 예상 선발 로테이션에 발데스를 2선발로 분류했다. 1선발은 단연 스쿠발이고, 발데스의 뒤를 플래허티-마이즈-올슨이 이을 전망이다.
이렇게 스쿠발과 발데스의 리그 수위를 다툴 좌완 원투펀치가 결성됐지만, 현재로서는 이 듀오가 오랜 시간을 함께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스쿠발의 경우 구단과의 연봉조정 절차를 밟았다. 디트로이트가 스쿠발에게 제시한 2026시즌 연봉은 1900만 달러(한화 약 278억 4500만 원)다. 그러나 스쿠발은 3200만 달러(한화 약 469억 원)를 요구했다. 연봉조정신청 역사상 최대 액수 차이였고, 결과는 스쿠발의 승리였다.

올해는 스쿠발의 계약 마지막 해다. 빅마켓이 아닌 디트로이트로서는 스쿠발을 장기계약으로 묶기 위해서는 홈 디스카운트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스쿠발의 에이전트가 악명 높은 스캇 보라스인 데다 연봉조정 절차까지 순탄치 않게 흘러가면서 사실상 훈훈한 디스카운트를 통한 장기계약의 가능성은 사라졌다.
결국 디트로이트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둘 중 하나다. 스쿠발의 마지막 시즌에 모든 걸 걸고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거나, 스쿠발을 시즌 시작 전이나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렌탈 트레이드 칩으로 써서 유망주를 확보하는 것이다. 전자를 택하든, 후자를 택하든 스쿠발과 디트로이트의 동행은 1년이 최대라고 봐야 한다. 스쿠발이 장기 부상이나 극도의 슬럼프로 인해 디트로이트에서의 FA 재수를 선택하는 경우의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래서 발데스의 영입은 우승을 위한 스쿠발과의 듀오 결성보다도 스쿠발의 이탈 이후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좌완 에이스 대체자의 확보로 해석될 수도 있다. 결국 꿈보다는 해몽이다. 이번 시즌 디트로이트의 성적에 따라 이 영입의 의도는 얼마든지 새롭게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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