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윤석구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 경영학 박사 |
통합의 명분으로 야당 인사를 지명한 것도, 국가를 위한다는 이유로 지명을 수락한 것도 각자의 선택이다. 청문회 전 언론을 통해 보좌관 갑질 및 아파트 청약 등 여러 의혹이 보도되었지만, 나를 가장 불편하게 한 것은 대학입시 부분이었다.
사회 지도층 자녀가 유학을 통해 학위를 받고, 자녀들 또한 해외에서 공부하는 것은 그들의 선택이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대학입시에서 다자녀 우대 가점을 신청했다가 국위선양자로 선택되어 입학했다는 후보자의 변명을 들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출 수 없었다.
첫째, 국위선양자 자격 자체가 맞지 않았다. 둘째, 형제간 입시 제도를 헷갈렸다는 변명은 정직하지 못했다. 셋째, 수년 전 표창장을 위조해 가점을 받은 당시 교수 부부나, 이번 현직 대학교수 남편이자 정치인 배우자의 비뚤어진 입시 편법 시도는 본질적으로 같은 행위였다.
같은 시대를 살아온 입장에서 씁쓸함과 서글픔을 넘어 분노를 느꼈다. 나 또한 아이가 셋이다. 2013년경의 일이다. 셋째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중 누나들의 꼼꼼한 입시요강 체크로 다자녀 우대 제도를 알게 되었다. 세 자녀를 키운 가정에 대한 일부 학교의 정당한 입시정책이었다.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어 제출했고 규정대로 가점이 적용되었다. 셋째는 그렇게 지방의 국립대학에 합격했다.
"아빠, 합격했어! 엉엉... 아빠~~~"
울부짖으며 전화하던 아들의 목소리는 지금도 생생하다. 그래서 그 제도를 정확히 안다. 시간이 흘렀지만 선명하게 기억한다. 다자녀 우대 제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무엇이 필요했는지, 어떤 서류를 냈는지, 그 제도를 '헷갈릴' 수가 없다는 것을. 청문회 대상자의 형제간 입시 제도가 달라서 착각했다는 변명이 얼마나 궁색한 거짓말인지 나는 안다.
대학입시는 실력이고 경쟁이며 운이다. 우리 세대가 100만 명 내외였고, 30년 후 자녀들 세대 또한 80~90만 명 수준이었다. 당연히 입시는 치열했다. 그런데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할아버지가 받은 훈장이 손자의 입학 자격이 되었다는 것이다.
국위선양자로 둔갑한 조부의 정치적 공훈으로 가점을 받고 유수의 대학에 합격했다면 이것은 현대판 음서제도다.
진짜 문제는 이것이다. 소위 나라를 위해 국회의원을 세 번이나 했고 해외 유학까지 했다는 사람이 거짓 변명으로 국민 앞에 섰다는 것, 이것이 우리 사회 지도층의 민낯이라면 성실하게 규칙을 지키며 자녀를 키운 수많은 가정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 아들이 합격한 자리에는 떨어진 누군가가 있다. 정직하게 경쟁했으나 누군가의 할아버지 훈장에 밀린 학생, 그 아이의 부모는 자녀에게 뭐라 설명했을까.
"네가 부족해서가 아니란다. 다만 누군가의 할아버지가 훈장을 받으셨기 때문이야."
이것이 공정의 붕괴이며 정직의 패배다. 그리고 그 패배 앞에서 청문회를 지켜본 수많은 입시생과 부모들의 분노와 허탈은 어디로 가야 하나.
공정은 어디서 무너졌는가.
권력은 언제부터 세습의 도구가 되었는가.
우리는 지금 어떤 사회에 살고 있는가.
맘스커리어 / 윤석구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 경영학 박사 [email protected]
※본지 칼럼글은 기고자의 의견으로 본사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Copyright ⓒ 맘스커리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