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KT의 중도 해지 위약금 면제가 13일 종료되면서, 이번 조치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가입자가 30만명에 육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보안 사고 이후 시행된 전면 면제 조치가 이동통신 시장 전반을 뒤흔든 셈이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위약금 면제가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12일까지 KT를 떠난 누적 가입자는 26만6782명으로 집계됐다. 종료를 하루 앞둔 12일 하루에만 5만579명이 이동해, 면제 기간 중 일일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요일 개통분이 월요일에 함께 반영된 영향이 겹치며 막판 이동 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동 경로는 특정 사업자 쏠림이 뚜렷했다. 12일 기준 KT 이탈 고객 가운데 3만2791명이 SK텔레콤을 선택했고, LG유플러스로는 1만1522명이 이동했다. 알뜰폰(MVNO)으로 옮긴 가입자는 6266명이었다. 면제 기간 전체를 놓고 보면 SK텔레콤으로의 이동 비중은 이동통신 3사 기준 74%를 넘었고, 알뜰폰을 포함해도 약 65%에 달했다.
면제 마지막 날인 13일에도 상담 문의가 이어지며 최종 이탈 규모가 30만명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지난해 7월 SK텔레콤이 열흘간 위약금 면제를 시행했을 당시 기록한 약 16만60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탈 규모가 커진 배경으로 면제 기간의 길이와 보상 체감도의 차이를 동시에 지목한다. 당시 SK텔레콤은 요금 할인이라는 직접적인 혜택으로 이탈을 일부 방어했지만, KT는 데이터 추가 제공 등 상대적으로 체감도가 낮은 보상책을 제시하면서 이동 수요를 충분히 붙잡지 못했다는 평가다.

번호이동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통 현장 경쟁도 과열 양상을 보였다. 단통법 폐지 이후 보조금 규제가 느슨해진 상황에서, 인기 단말의 체감 지원금이 100만원을 넘는 사례가 속출했고 일부 모델은 이른바 ‘마이너스폰’으로 등장했다. 단말 재고가 부족해지자 유심만 먼저 개통하는 선개통 방식과 높은 판매 장려금이 함께 활용되기도 했다.
통신사 간 유치 경쟁도 전방위로 확산됐다. SK텔레콤은 과거 이탈 고객이 재가입할 경우 가입연수와 멤버십 혜택을 복원하는 정책을 앞세웠고, 요금제 연계 포인트·콘텐츠 혜택도 강화했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데이터 제공과 구독 서비스 결합 혜택으로 방어와 유치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위약금 면제 종료 이후 번호이동 흐름이 점차 평시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사태가 남긴 후폭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KT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며, 대형 개인정보 사고가 잇따른 상황에서 조사와 제재 수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위약금 면제라는 예외적 조치가 단기간 시장을 얼마나 크게 흔들 수 있는지 확인된 사례”라며 “향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상 방식과 제도적 기준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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