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1박 2일 일본 방문… ‘실용 외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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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한일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한일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일본을 방문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국빈 방중을 마치고 돌아온 지 일주일 만이다. 복원된 셔틀 외교를 이어가는 차원인 만큼, 이번 순방을 통해 한일 양국 간 신뢰 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다만 중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실리를 취할 수 있는 외교적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은 이번 방일의 과제로 떠오른다.

12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13일부터 1박 2일간 일정으로 일본 나라(奈良)현을 방문한다. 일본 나라현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고향으로, 이 대통령은 지난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곳을 다음 셔틀외교 지역으로 제안한 바 있다. 이에 일본 측이 응답하면서 방일이 성사됐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G20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 방일까지 포함하면 양 정상은 총 세 차례 만남을 갖게 된다. 지난 10월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한 이후 채 3개월도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양국 간 셔틀 외교의 안착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석할 만한 숫자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한일 양국 정상이 상호방문을 조기에 실현하여 상대국을 수시로 오가는 셔틀외교를 계속 이어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3일 오후 일본 나라현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이후 다카이치 총리를 만나 소수 인사만 배석하는 단독 회담, 획대 회담, 공동언론발표, 일대일 환담 및 만찬을 소화한다. 14일에는 현지의 대표적 문화유적인 ‘호류지’를 함께 시찰한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실질 협력 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지식재산의 보호, AI 등 미래 분야를 포함하여 스캠 등 초국가 범죄 대응, 사회 문제, 인적 교류 등 양국 간 민생에 직결 분야 협력이 폭넓게 논의된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어린이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 뉴시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어린이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 뉴시스

◇ 중일 갈등 속 실리 확보 관건

한일 간 민감 문제인 ‘과거사 문제’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9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조세이 탄광 등 과거사 문제에서 한일 양국이 인도적 측면의 협력을 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했다. 그간 민간에 맡겨온 문제에 양국 정부가 협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위 실장은 “지금은 초기적인 단계”라며 “유해에 대한 DNA 조사라든가 그런 면에서 새로운 진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 간 실질적 협력 강화 못지않게 복잡한 역내 정세 속에서 실리를 취해야 한다는 점은 이번 방일의 주요 과제로 거론된다. 일주일 만에 중국과 일본을 모두 방문하는 상황에서 양측 모두 우리 정부의 선택을 압박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앞선 회담에서 “역사의 올바른 편에서 서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의미를 부여할 만한 발언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복잡한 역내 상황 속에서 무게감이 없지만은 않다.

이와 반대로 일본의 경우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간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의 방일 일정을 발표하면서 “현 전략 환경하에서 한일관계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 방향은 중국을 향하고 있다. 일본 언론도 이러한 기대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은 지난 11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역사 문제를 거론해 한일을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며 이번 회담에서 이러한 중국의 의도를 차단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위 실장은 “대체로 한일 간 한중 간 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지역이나 주변의 정세에 대해서 얘기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한일 간에도 그럴 개연성은 있다고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국익을 중심으로 한 ‘실용외교’라는 큰 틀을 전제로 하고있는 만큼, 한 국가에 치중하는 전략적 선택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방향을 찾겠다는 각오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또 영원한 규칙도 없는 냉혹한 국제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개척하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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