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개그우먼 박나래와 전 매니저들 사이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최근 박나래와 전 매니저가 나눈 감성적인 통화 녹취가 공개되면서 11일 현재 온라인상에서는 "박나래가 억울한 것 아니냐"는 동정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순히 ‘사이가 좋았느냐 나빴느냐’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 그 기저에 깔린 직장 내 괴롭힘(갑질)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라는 엄중한 법적 판단이 본질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난 9일 유튜버 이진호를 통해 녹취록이 하나 공개됐다. 지난해 12월 8일 새벽에 이뤄진 이 통화에서 전 매니저 A씨는 눈물을 흘리며 박나래의 건강과 반려견의 안부를 물었고, 박나래 역시 함께 울먹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갑질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저토록 다정할 수 있느냐"며 박나래의 결백을 주장하는 근거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감성적 접근’은 자칫 사건의 실체를 가릴 위험이 크다. JTBC ‘사건반장’을 통해 드러난 A씨의 입장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A씨는 당시 만남이 박나래의 일방적인 연락으로 이뤄졌으며, 합의나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예전처럼 돌아가자"는 식의 감성 호소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고 일어난 뒤 박나래가 SNS에 ‘오해를 풀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올린 것을 확인하고 배신감을 느꼈다는 전언이다. 즉, 공개된 녹취는 박나래 측이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한 ‘감성 마케팅’의 일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가 냉정하게 직시해야 할 지점은 수사기관과 법원에 제출된 고소·고발장의 내용이다. 전 매니저들은 단순한 감정싸움을 넘어 직장 내 괴롭힘, 특수상해, 대리처방, 진행비 미지급 등을 주장하며 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예고했다. 특히 의사 면허가 없는 이른바 ‘주사 이모’를 통한 불법 의료 서비스 의혹은 공인으로서 도덕성을 넘어 명백한 실정법 위반에 해당한다. 만약 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과거의 친밀한 관계나 현재의 눈물 섞인 통화는 법적 면죄부가 될 수 없다.
박나래 측은 이들을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하며 수억 원대 금품 요구가 있었다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박나래가 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위법 행위의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연예인과 스태프 사이의 특수한 관계를 이용한 부당 처우가 있었는지, 그리고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의료 행위가 실재했는지가 이번 논란의 종착역이 되어야 한다.
현재 박나래는 ‘나 혼자 산다’, ‘놀라운 토요일’ 등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에 들어갔다. 그러나 방송 하차가 곧 진실 규명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누가 더 불쌍한가"를 따지는 감정 소모전이 아니라, 제기된 법적 의혹들에 대한 수사기관의 엄정한 조사 결과다. 법치주의 원칙에 따른 냉정한 심판을 대중은 기다리고 있다. 사건의 본질은 현란한 눈물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법전 기록 속에 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