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독시'→'대홍수' 호불호…김병우 감독 "여름부터 댓글 안 봐"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김병우 감독 / 넷플릭스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김병우 감독이 영화 '대홍수'를 직접 설명했다.

마이데일리는 2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를 연출한 김병우 감독을 만나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작품은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다.

이날 김병우 감독은 "다 끝나서 기쁘다. 처음 시나리오 쓰고 기획한 게 꽤 예전이다. 10년은 족히 넘은 거 같다. 2014~15년쯤 이런 얘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후반 작업이 길었다. 주말에 많은 분들이 보기 시작한 것 같다. 제가 할 일은 완전히 끝났다 싶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호불호 반응에 대해서는 "('전지적 독자 시점'이 개봉한) 여름부터 댓글을 안 보기 시작했다. 온라인 반응은 잘 모르겠고, 주변 분들은 이전에 다 보셔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있다"며 "제목이 '대홍수'인데 왜 이런 이야기가 펼쳐지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전 '대홍수'라는 제목을 봤을 때 창세기 노아의 방주 이야기가 바로 연상되지 않을까 싶었다. 단순한 재난 얘기가 아닌 새로운 세상, 새로운 종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레 연결될 거라 생각했다. 거대한 물결, 파도가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형상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화에 대한 얘기가 중심이다. 인류 다음 단계의 진화는 어떤 식으로 이뤄질 것인가. 진화의 과정으로 영화를 보시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람의 감정을 만들어낸다고 할 때 인간이 가진 가장 크고 강렬한 감정 중 하나가 부모 자식 간의 감정 아닐까 싶었다. 영화를 '모성애'의 관점으로만 보면 작품이 납작해지는 것 같고, 인간 마음에 대한 탐구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게 엄마와 아이의 관계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작품 구상 단계쯤 조카가 태어났다고 회상했다. "친누나랑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아서 종종 간다. 현관문을 열었는데 누나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에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아이를 별로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한 번도 그런 모습을 본 적 없는데 어느 순간 엄마의 모습이 보이는 게 참 신기했다. 거기서 키워드들이 정리가 됐다"고 밝혔다.

'빌런 아니냐'는 평을 듣고 있는 작품 속 자인(권은성)의 존재에 대해 그는 "동네에 사는 흔하디흔한 아이의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이미지에만 국한되는 말은 아니다"며 "조카나 주변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대체 어떻게 키우나 싶다. 아이는 참 매일매일 고약하고 엄마를 괴롭히기 위해 태어났나 싶은 생각도 든다. 보통의 작품에서 아역을 도구적으로 사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귀엽고 토끼 같은 아이로 한 신 나오지 않나. 이 작품에서는 그렇게 표현할 수 없었다. 엄마가 얼마나 매일을 시달리는가. 아이가 있는 분들은 공감할 거라고 믿었다. 흔히 드라마 영화에서 보는 아이가 아니라, 눈뜰 때부터 엄마를 괴롭히는 현실적인 아이의 모습을 그려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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