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다음’ 매각, 업스테이지가 유력… AI 승부수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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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사옥. /카카오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카카오가 포털 ‘다음’을 매각한다.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다음을 정리 카드로 꺼내 들었다. 유력 인수 후보로는 생성형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거론된다.

22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다음 운영사인 AXZ 매각을 놓고 업스테이지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AXZ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업스테이지 지분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세부 지분율과 거래 조건을 두고 막바지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XZ는 다음의 뉴스·검색·쇼핑·카페·메일 서비스와 블로그 서비스 ‘티스토리’를 운영 중이다. 카카오는 지난 5월 다음을 물적 분할한 데 이어 이달 초 포털 서비스를 AXZ로 이관하며 매각을 위한 구조를 정비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카카오는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흡수합병한 지 11년 만에 다음과 완전히 결별하게 된다.

다음 매각은 카카오의 선택과 집중 전략의 연장선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취임 이후 카카오는 AI와 카카오톡을 핵심 사업으로 명확히 설정하고 나머지 계열사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카카오 계열사 수는 지난해 3월 132개에서 최근 98개로 줄었고 연내 80개 수준까지 축소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성장성이 둔화된 포털 사업은 전략 우선순위에서 자연스럽게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실적 흐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음을 포함한 포털비즈 매출은 2021년 4925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4241억원, 2023년 3443억원, 지난해 3320억원으로 감소세다. 검색 점유율 역시 2%대에 머물며 시장 내 존재감이 크게 약화됐다. 광고 시장 둔화와 이용자 이탈이 겹치면서 내부적으로도 포털 사업의 성장 한계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 사옥. /카카오

반면 업스테이지에게 다음은 전략적 자산이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거대언어모델 ‘솔라’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규모 서비스와 장기간 축적된 데이터 확보는 숙제로 지적돼 왔다. 다음 카페·메일·티스토리 등에서 쌓인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와 즉시 적용 가능한 서비스는 AI 학습과 응용 서비스 확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연간 3000억원대 매출을 내는 포털을 확보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얻는 효과도 기대된다.

상장을 앞둔 업스테이지의 기업가치 산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스테이지는 내년 연말 기업공개를 목표로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는 아마존과 AMD가 참여해 기업가치 7400억원을 인정받았고, 시장에서는 상장 시 최소 2조원 이상을 거론한다. 다음 인수가 성사될 경우, 외형과 사업 안정성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IPO 셈법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거래 성사까지는 변수도 남아 있다. 양사 간 기업 규모와 재무 구조 차이가 큰 만큼 지분 맞교환 비율을 둘러싼 시장 검증이 불가피하다. 포털 데이터의 활용 범위를 둘러싼 규제와 여론도 부담 요인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AI와 플랫폼에 집중하고, 업스테이지는 단숨에 서비스와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이해가 맞아떨어진 거래”라며 “조건에 따라 국내 AI·플랫폼 산업의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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