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 김희수 기자] 헤난 감독으로서는 얻어가는 게 많은 한 경기였다.
대한항공이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치러진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전력을 3-0(25-22, 25-13, 26-24)으로 꺾고 승점 3점을 챙겼다. 압도적인 경기 내용이었다. 화끈한 서브와 이에 이어지는 정교한 블로킹으로 한국전력을 경기 내내 짓눌렀다.
승장 헤난 달 조토 감독은 “서브가 중요한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전력이 속공 옵션이 좋은 팀이라 리시브를 흔들어서 속공 옵션을 죽일 필요가 있었다. 우리는 오늘(19일) 서브도 좋았고, 블로킹도 좋았다. 바운드되는 볼이 많았고, 그 상황에서의 수비도 잘 가동됐다”며 경기력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한 번의 고비가 있었다면 3세트였다. 박승수-윤하준으로 OH 조합을 바꾼 한국전력이 대한항공을 강하게 압박했다. 헤난 감독은 “3세트에 한국전력이 아웃사이드 히터진을 전원 교체했는데 거기서 우리가 좀 많이 흔들리긴 했다. 유효 블록 이후의 수비를 회복하는 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도 다행히 모두가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줬다. 칭찬해주고 싶다”고 3세트를 돌아봤다.
고비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잡은 힘은 역시 서브와 블로킹이었다. 헤난 감독은 “우리가 뒤지고 있다가 서브와 블로킹의 힘으로 역전하는 경기들이 최근에 몇 경기 이어졌다. 우리의 장점이 서브와 블로킹에 있고, 또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것”이라며 자랑스럽게 선수들의 능력을 칭찬했다.

한편 헤난 감독은 이날 독특한 용병술을 구사했다. 1세트에는 두 세터 유광우와 김관우를 동시에 투입했고, 2세트에는 전위 높이 보강을 위해 들어간 김관우를 끝까지 빼지 않기도 했다. 헤난 감독은 “한 가지를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이 파이프가 워낙 좋은 선수기 때문에 유광우의 서브 이후 김관우의 라이트 블로킹으로 유효 블록을 만들고 유광우가 1번-러셀이 6번 수비를 들어간 뒤 반격 때 러셀의 파이프 옵션을 살려보고 싶었다”고 세터 동시 투입의 이유를 먼저 밝혔다. 일종의 실험이었던 셈이다.
또한 2세트에 김관우가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게 한 부분에 대해서는 “육성의 일환이다. 어린 선수에게는 이런 시간도 소중한 경험이 된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김관우에게 시간을 주고 싶다. 김관우는 이 팀의 미래이자 요즘 트렌드에 맞는 세터기 때문”이라며 김관우의 성장을 위한 선택이었음을 밝힌 헤난 감독이었다.
헤난 감독은 김규민에 대한 코멘트도 남겼다. 그는 “매우 높게 사는 선수다. 현재 몸 상태는 좋은데, 나이가 좀 있는 선수기 때문에 지금의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속공 스윙 스피드가 워낙 빨라서 세터 입장에서 상당히 도움이 되는 선수다. 김규민을 걸어서 원 블록을 빼기가 편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규민이 코트 위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길게 유지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이 중요하다는 것은 선수도 모두 인지하고 있다. 나이가 있는 선수들일수록 웨이트 위주의 몸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김규민을 칭찬함과 동시에 웨이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승점 3점에 체력도 세이브하고, 실험 성공에 경험치 확보까지 수많은 걸 얻은 헤난 감독이었다. 기분 좋은 하루가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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