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건의 살해 협박"…콜드플레이 콘서트 '불륜 낙인' 여성이 겪은 지옥 [해외이슈]

마이데일리
크리스틴 캐벗, 앤디 바이런./소셜미디어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지난 8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콘서트에서 상사와 포옹하는 모습이 전광판에 포착돼 ‘불륜 의혹’으로 해고됐던 크리스틴 캐벗(53)이 바이럴 영상 이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당시 기술 스타트업 ‘아스트로노머(Astronomer)’의 인사(HR) 총괄 임원이었던 캐벗은 해당 장면이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렸다”고 토로했다. 사건의 발단은 공연 도중 보컬 크리스 마틴이 대형 전광판에 캐벗과 앤디 바이런(51) CEO를 비추며 “둘이 바람을 피우는 중이거나, 아니면 아주 수줍은 사이인가 보네요”라고 농담을 던진 16초 분량의 영상이었다.

캐벗은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순간 찰나의 예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고 회상했다. 온라인에서는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라는 추측이 쏟아졌으나, 캐벗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해당 포옹이 바이런과 나눈 첫 신체 접촉이었으며, 두 사람 모두 당시 각자의 배우자와 원만하게 별거 중인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번개를 맞을 수도, 복권에 당첨될 수도 있었지만 하필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나는 유명 인사가 아니라 뉴햄프셔에 사는 평범한 엄마일 뿐”이라고 호소했다.

캐벗은 대형 광고회사 경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헤드헌팅을 통해 아스트로노머에 합류했다. 그는 바이런을 “여성들이 의사결정 테이블에 앉을 수 있도록 보장해 준 지지적인 상사”로 기억하며, 남성 중심적인 업계에서 처음으로 성별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느꼈던 직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콘서트 약 한 달 전 서로의 결별 사실을 공유했던 두 사람은, 당일 수만 명의 관객 사이에서 자신들이 완벽히 익명으로 남을 것이라 믿었다. 캐벗은 “경기장 맨 뒤쪽 어두운 곳에 앉아 있었기에 눈에 띄지 않을 줄 알았다”며, 관중석을 비출 것이라는 안내 방송조차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화면에 모습이 잡힌 순간, 캐벗이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별거 중인 남편 앤드루였다. 설상가상으로 남편 역시 같은 콘서트장에 와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 캐벗은 “첫 반응은 ‘세상에, 앤드루가 여기 있잖아’였고, 직후에는 ‘내 상사와 함께 있는 모습이 찍히다니’라는 공포가 밀려왔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직후 경기장을 떠나 이사회에 사실을 알리기로 합의했으나, 이튿날 새벽 영상은 이미 전 세계로 확산된 뒤였다. 거센 비난 속에 결국 두 사람은 회사를 떠나야 했다.

사회적 파장은 가혹했다. 캐벗은 약 900건에 달하는 살해 협박에 시달렸다. 캐벗의 측근은 지난 9월 매체 피플을 통해 “누군가의 실수를 두고 대중이 조롱하며 공개 망신을 정당한 처벌처럼 즐기는 모습은 큰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900건의 살해 협박"…콜드플레이 콘서트 '불륜 낙인' 여성이 겪은 지옥 [해외이슈]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