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를 넘나드는 상황과 관련해 “과거와 같은 금융위기는 아니지만, 물가 측면에서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준”이라며 고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했다.
이 총재는 17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현재 환율 수준에 대해 “위기라는 단어가 뭘 의미하는 지에 따라 다른데 (지금의 환율 수준은) 위기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 성격은 과거와 굉장히 다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현재 순대외채권국이기 때문에 환율이 절하되면 이익 보는 분들도 굉장히 많다”면서도 “다만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우리 내부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 보는 사람이 극명히 나뉜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사회적 화합이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면서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손해를 보는 계층이 생긴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반도체나 조선 등 수출이 잘 돼서 우리 경제가 유지되고 있는 반면에 수입업자들은 굉장히 어려워한다”며 “잘 되는 파트가 수출 쪽에 있고 잘 안 되는 부분이 내수 부분, 건설 부분, 자영업자 이런 부분인데, 환율 상승은 그 격차를 훨씬 더 크게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최근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연간 200억달러 한도의 대미 투자 부담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외환시장에 위협을 주는 정도로 대미 투자액을 줄 생각은 없다”고 피력했다.
그는 “매년 200억달러가 나가는 게 원화 절하 요인이 된다는 의견이 많다”며 “(한미) 양해각서를 자세히 보면 200억달러는 상한액으로 우리 외환시장에 주는 영향이 없도록 하게 돼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한은은 외환보유고의 이자·배당 수익으로 자금을 공급해야 하는데,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게 돼 있다”면서 “대미투자가 장기적으로 원화 절하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과도한 생각이고 정부와도 이야기해서 저희가 잘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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