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억대 연봉과 연공서열제로 ‘철밥통’으로 상징됐던 은행원의 퇴직 연령이 만 40세까지 내려왔다. 매년 2000명 안팎의 은행업 종사자가 희망퇴직으로 업권을 떠나는 가운데, 퇴직 연령의 하한선 하향 조정은 지속되는 추세다.
비대면 금융 전환과 영업점 축소 등 업무 환경 변화에 조직 효율화를 피할 수 없게 된 이유다. 사상 최대 실적과 임직원수 감소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17일 <마이데일리>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희망퇴직 대상 연령을 취재한 결과, 만 40세까지 신청 대상을 확정한 곳은 신한과 하나, 농협은행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3년 8월부터 4급 이하 직급 만 40세를 퇴직연령 조건을 내걸며 희망퇴직 대상자를 받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동일한 조건으로 신청자를 받았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도 각각 7월과 11월 만 40세부터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았다. 농협은행은 근속기간 10년 이상 만 40세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최종 대상자는 1년 전보다 55명 증가한 446명으로 확정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준정년 특별퇴직’이라는 이름으로 1월과 7월 1년에 두 차례 신청자를 받고 있다. 이 제도는 최소 2021년 이전부터 시행됐으며 만 40세 이상 15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다. 임직원의 조기 전직 기회 제공 및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한 인력 구조 효율화를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약 700여명의 임직원이 신청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희망퇴직 신청 공고는 연말과 내년 초 예정돼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29일 혹은 30일께 공고가 날 것으로 보이며, 우리은행은 노조 선거가 얼마 전 마무리 된 까닭에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희망퇴직자 신청 조건 결정은 노사 간 합의 사항이기 때문이다.
국민과 우리은행은 퇴직연령을 만 40세까지 낮추진 않았지만, 하한선 조정 기미는 감지된다. 직전 희망퇴직자 신청 조건은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1972년에서 1974년(만 50세)까지 넓혔고, 올 초 우리은행은 1979년생(만 45세)까지 신청자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관계자는 “(만 40세 신청 대상 포함은) 현재 알 수 없다”면서 “아직 관련 문서가 안 나왔고 어떤 내용도 듣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신청 조건은 노사 합의 사항이기 때문에 사측에서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면서 “40세 포함 여부는 전혀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 임직원 수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띠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 따르면 올 상반기 5대 은행 총 임직원 수는 7만1548명으로 전년동기(7만2625명) 대비 1077명 감소했다. 영업점 수는 3759곳으로 1년 전보다 161곳 감소했다.
은행권 희망퇴직자들의 평균 퇴직금 규모는 5억원 중반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퇴직금과 법정퇴직금을 합산한 금액이다. 각사 '2024 경영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희망퇴직자들은 1인당 평균 3억5027만원의 특별퇴직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퇴직 연령대 하향 조정은 일반적인 추세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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