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 2025년 부산 음주운전, 줄었는데 왜 사람은 계속 죽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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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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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2025년 부산의 음주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감소했다. 상시 단속과 처벌 강화가 일정한 효과를 낸 결과다. 그러나 이 숫자가 곧바로 도로 위의 안전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같은 기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은 이어졌고, 사고 감소와 인명 피해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다. 수치 뒤에 가려진 부산 음주운전의 구조적 문제를 짚어본다.

◆ 사고는 줄어도 죽음은 남았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11월 말까지 부산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42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3% 감소했다. 부상자 수도 줄었다. 단속 강화와 연중 상시 단속 체계가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사망자는 4명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사고 건수는 줄었지만, 가장 중요한 지표인 ‘생명 피해’는 줄지 않은 셈이다. 음주운전 사고가 한 번 발생할 경우 중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구조적 위험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 한순간 선택이 삶을 멈춘다

2025년 부산에서 발생한 주요 음주운전 사고들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대부분 심야 시간대에 발생했고, 중앙분리대 충돌이나 차량 전복, 화재로 이어졌다. 사고의 출발점은 하나같이 술에 취한 운전대였다.

사상구 교차로에서는 음주운전 차량과 충돌한 차량에 타고 있던 20대 여성이 숨졌다. 사하구 을숙도대교 인근에서는 만취 상태의 2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전복되며 동승자가 사망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술과 무관한 사람들이었다.

음주운전은 개인의 판단처럼 보이지만 그 결과는 무작위의 타인에게 돌아간다. 단 한 번의 선택이 한 사람의 삶을, 한 가족의 일상을 완전히 멈추게 만든다.

◆ 법 강화됐지만 인식은 더디다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에 대한 법적 처벌은 대폭 강화됐다. 면허 취소 기준은 낮아졌고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초범이라도 중형이 선고된다. 부산에서도 음주운전 가해자들이 구속되거나 중형을 선고받는 사례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음주운전이 반복되는 이유로는 사회적 인식의 한계가 지적된다. “조금만 마셨다” “집이 가깝다”는 식의 방심은 여전히 술자리에서 쉽게 등장한다. 실제로 2025년 부산에서는 현직 경찰관이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법 집행자조차 예외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음주운전이 얼마나 일상화돼 있는지를 보여준다.

◆ 연말로 갈수록 위험은 커진다

연말연시는 음주운전 사고 위험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다. 송년 모임과 회식이 집중되면서 야간 도로의 위험도 함께 커진다. 부산경찰청은 이를 고려해 연말연시 특별단속에 나섰고 단 하루 밤 사이 수십 건의 음주운전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는 단속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전히 많은 운전자가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위험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음주운전은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조용하지만 한 번의 사고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남긴다.

◆ 사고 감소가 곧 안전은 아니다

2025년 부산의 음주운전 사고는 줄었지만 사람은 계속 죽었다. 이는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음주운전을 개인의 실수가 아닌 사회적 범죄로 인식하는 문화, 술자리와 운전을 철저히 분리하는 선택, 주변의 음주운전을 제지하는 사회적 합의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연말의 불빛이 화려할수록 도로는 더 위험해진다. 사고 감소라는 숫자에 안주하지 않고 왜 여전히 사람이 죽는지를 묻는 것이 부산 음주운전 문제를 줄이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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