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팀 돌아다녀봤는데, 누가 있는지 물론 중요하지만…” 고척→부산→잠실→고척 26세 저니맨의 깨달음, 야구는 개인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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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현/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러 팀 돌아다녀봤는데…”

키움 히어로즈 왼손 외야수 추재현(26)은 신일고를 졸업하고 2018년 2차 3라운드 28순위로 키움에 입단했다. 그런데 프로 생활 8년간 이미 3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2019시즌 1군에서 딱 1경기만 치르고 롯데 자이언츠로 떠났고, 롯데에서 상무 군 복무 시절 포함 5년간 몸 담았다. 그리고 올 시즌엔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고, 내년엔 지난달 2차드래프트를 통해 다시 키움에서 뛰게 된다.

추재현/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트레이드 두 차례에, 2차드래프트 한 차례까지 총 세 차례 이적을 경험했다. 프로선수로 생활하며 세 차례 이적하는 건 흔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 26세밖에 안 됐는데 세 번이나 팀을 옮긴 건 분명 흔한 일은 아니다. 젊은 저니맨이다.

추재현은 타격재능이 좋은 외야수로 평가를 받는다. 2021시즌엔 95경기서 타율 0.252 5홈런 26타점 37득점 OPS 0.702로 선전했다. 그러나 2022시즌에 타격폼을 크게 변경하다 실패하면서 꼬였다. 그렇게 상무에 입대했고, 군 복무를 마친 뒤 두산에서 재기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올 시즌 34경기서 타율 0.222 1홈런 7타점 OPS 0.570에 그쳤다.

그렇게 추재현은 익숙한 친정에 6년만에 돌아왔다. 지난달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그는 “팀을 여러 번 옮겼지만, 그래도 내가 트레이드 되기 전에 지명됐던 팀이어서 그런 지 정이 가고 집에 돌아온 느낌이다”라고 했다.

저니맨이지만 친정 복귀는 예상하지 못했다. 추재현은 “사실 풀릴지 몰랐다.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 훈련 마치고 주변 동료들이 됐다고 해서…처음엔 믿기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사한 일이다. 이제 좀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올 시즌도 스타트가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부상도 있었다. 내년에 기회를 잡게 된다면 내가 부족한 게 뭔지 알았으니까 그것을 잘 채워나가려고 한다”라고 했다.

결국 타격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키움은 팀 타선이 여전히 약하다. 추재현은 “타격이 장점인 선수인데, 타격이 잘 되다가 한번 슬럼프가 왔을 때 잘 헤쳐 나가지 못했다. 좀 부족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롯데에서 한번 좋은 시즌이 있었는데, 그때 더 잘하기 위해서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 그런데 생각보다 맞지 않는 옷이었다. 이제 그것도 캐치를 했으니까 내게 적합한 옷을 찾아서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구장 곳곳으로 타구를 날리겠다는 생각이 강한 나머지 타격포인트와 타이밍을 잃었다. 추재현은 “야구장 전체적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타격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는데 포인트가 일정하지 못했다. 거기에서 오는 단점들이 컸다”라고 했다.

결국 밀어치기 위해 포인트를 뒤에 두다 빠른 공에 당하면서 꼬였다는 얘기다. 추재현은 “포인트를 뒤에 두고 컨택을 좀 더 신경 써보자고 생각했는데 조금 더 공을 강하게 치고, 힘을 쓸 수 있는 타격을 하는 게 맞다. 그렇다고 포인트를 더 뒤에 두고 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나한테는 그게 더 어울리는 타격”이라고 했다.

키움은 흔히 선수들에게 기화의 팀이라고 불린다. 전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재현은 결국 자신에게 달렸다고 했다. “그런 건 신경 안 쓴다. 내가 여러 팀을 돌아다녀봤지만, 결국 누가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에서 잘하는 선수가 경기에 나가는 것이다. 환경을 배제하고 이 팀이 이기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키움의 전력이 약하지만 경쟁이 없는 팀은 없다. 추재현 본인이 준비가 안 돼 있으면 키움이라도 고전할 수 있다. 그래서 야구는 개개인이 잘해야 한다. 추재현은 그걸 느꼈다. “결국 야구는 개인종목이다. 개개인이 잘해야 팀이 이기는 것이다. 좀 더 개인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라고 했다.

추재현/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저니맨이 되면서 프로의식이 좋아졌다. 추재현은 “롯데 가기 전엔 내가 생각해도 프로의식이 좀 떨어졌던 것 같다. 어려서 그런지 몰라도…이제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방향을 확실하게 잡은 것 같아서, 어떻게 보면 더 편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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