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강간은 살인보다 더 나빠" vs "성공적 교화, 기회 줘야" 조진웅 논란 가열[MD이슈]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소년범 전력으로 배우 생활을 은퇴한 조진웅을 둘러싸고 법조계 내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과거 그가 저지른 강도·강간 혐의에 대해 일각에서는 “살인보다 더 나쁜 범죄”라는 강경론이 나오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성공적으로 교화된 사례인 만큼 진심 어린 사과를 전제로 대중 앞에 복귀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옹호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서정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 변호사는 지난 10일 뉴시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여당 인사들이 이를 ‘철없을 때 저지른 실수’로 표현하며 감싸는 데 대해 “어린 시절 철이 없어서 할 수 있는 실수로 치부하며 눈감아주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어떤 측면에서는 강도·강간이 살인보다 더 나쁘다고 평가되기도 한다”며 “억울한 살인 사건의 경우 ‘법에도 눈물이 있다’는 말처럼 참작의 여지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지만, 강도와 강간은 그렇지 않다. 이는 오로지 돈이나 욕정으로 타인의 인격을 말살하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하 변호사는 또 “조진웅 배우는 사회가 부여한 세컨드 찬스를 받았다”면서도 “이후 폭행과 음주운전 논란이 있었고, 나아가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한 정황도 제기됐다. 이는 갱생에 실패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진정한 반성이 있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잘못을 뉘우쳤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실제로 조진웅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단정할 수 없지만, 제기된 죄목만 놓고 보면 중범죄에 해당한다”며 “이를 단순히 어린 시절의 실수로 치부하며 눈감아주기에는 국민적 분노가 커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진웅의 복귀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교수는 지난 10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조진웅이 성공적으로 교화된 사례”라고 평가하며 새로운 기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박 교수는 “과거에 잘못한 일이 있더라도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조진웅 씨가 반드시 은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연기를 계속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논란의 어느 한쪽에 서기보다는, 사실에 기초한 자유로운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도 직후 KBS와 SBS가 조진웅의 출연분을 삭제하고 하차를 결정한 데 대해 “서둘러 결론을 내리기보다 더 많은 사회적 토론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교수는 조진웅이 이미 성인이 되었고 교화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소년사법 절차의 목적을 현시점에 그대로 적용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행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충분히 이해하며, 개인적으로도 공감한다”면서도 “범죄 피해자들의 입장을 고려해 최종 판단은 유보하고 있다. 다만 조진웅 씨가 지금이라도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다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 연기를 계속할 수 있도록 허락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무조정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박찬운 자문위원장(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갱생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며, 조진웅이 비행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진웅은 최근 고교 시절 중범죄를 저질러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그는 지난 7일 “저의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을 드렸다”며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