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 추천=프리미엄 공식 깨졌다… 소비자는 이미 ‘팩트체크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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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 케이지에서 사육 중인 산란계의 모습. / 유튜브 '동물권행동 카라' 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조예원 인턴 기자] 이경실의 계란 브랜드 '우아란'이 품질 대비 가격 거품 논란에 휩싸였다.

난각번호 4번 달걀은 기존의 철창 케이지에서 자란 닭이 낳은 계란으로, A4 용지보다 작은 공간에서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사육 환경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우아란은 당일 산란·당일 배송, 잡내 없는 신선함을 강조하며 시중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비슷한 조건의 난각번호 4번 계란보다 2배가량 비싸고, 심지어 난각번호 1번 계란과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는 점이 논란의 출발점이었다.

조혜련이 "알이 다르다"며 홍보 차 올린 게시물이 주목을 받으며 논쟁은 급격히 커졌다. 소비자들은 "난각번호가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이었고 업체 측은 "신선함이 품질이다"라는 의견으로 갈렸다. 비판이 거세지자 이경실은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우아란이 가격 기준으로 삼는 것는 사육 환경(난각번호)가 아니라 HU(호우유니트)라는 신선도 지표라고 설명했다. 우아란의 HU는 매주 측정하며, 최근 기준 105.9HU로 1등급란 기준(72HU)보다 약 47% 더 높다고 강조했다. "난각번호는 사육환경을 뜻할 뿐 달걀의 품질을 결정하는 기준이 아니다"라는 점도 짚었다.

또한 "강황, 동충하초 등 고가 사료를 급여하고, 농장의 위생·질병 관리에 많은 비용을 투입한다"며 높은 가격의 이유는 사육 환경이 아니라 원료와 관리 방식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신선함을 품질 판단의 핵심 가치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역시 가격에 반영된다는 입장이었다.

즉, 이번 논란은 "난각번호=품질"이라고 보는 소비자의 기준과 "신선도·사료·관리=품질"이라고 설명하는 생산자 기준이 충돌하며 발생한 셈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반응은 싸늘했다. "사육 환경이 품질과 무관하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환경 등 객관적 지표는 낮은데 품질만 최고라고 주장하는 건 모순"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항의가 쏟아지자 우아란의 공식 판매 사이트는 '현재 사이트는 준비 중입니다'라는 문구만 남기고 접속이 막힌 상태다.

이경실이 해명 글과 함께 공개한 우아란 제품 정보 화면. / 이경실 인스타그램.

연예인이 운영하는 브랜드나 콜라보 제품은 오랫동안 '이름값 프리미엄'이 자연스럽게 가격에 반영되곤 했다. 하지만 지금 소비자는 가격이 높으면 가장 먼저 왜 비싼지부터 따지는 구조로 바뀌었다. 검색과 비교가 기본값이 되면서 연예인 브랜드라고 해도 "설명이 없는 고가"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경실의 달걀 논란도 그 연장선에 있다. 이제 소비자는 '누가 파느냐'보다 '무엇을 얼마에 파느냐'를 먼저 본다. 난각번호·시중가·정책 기준 등 객관 데이터를 나란히 놓고 검증하는 방식이 대세가 되면서 가격 설명이 부족한 순간 곧바로 의심으로 이어진다.

연예인이 판매하는 제품의 고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히려 곳곳에서 비슷한 장면이 반복돼 왔다. 해외에서 열렸던 제니 팝업스토어에서는 플라스틱 머리핀 세트가 3만 원대에 판매돼 "재질은 저가인데 가격만 프리미엄"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팬들은 "브랜드 가치만 믿고 가격을 책정한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엔하이픈의 아티스트메이드 굿즈 역시 피규어 59,000원, 목걸이 72,000원 등 가격이 발표되자 "스토리만 강조할 뿐 실질적인 상품성은 부족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연예인 브랜드의 가격 문제는 특히 빠르게 불이 붙는다. 가장 큰 이유는 이름이 곧 신뢰이자 이미지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만든 제품'이라는 기대가 있는 만큼 실망감도 증폭된다. 또한 연예인이 이미 광고·출연·행사 등 여러 방식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직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추가 사업에서 가격이 과하게 책정되면 '욕심 프레임'으로 번지기 쉽다. 게다가 요즘 소비자들은 윤리·환경·퀄리티 가치에 더 돈을 쓰지만 그만큼 그 이유가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기준도 매우 날카롭다. 말뿐인 프리미엄은 바로 간파된다.

결국 "왜 비싼가"라는 단순한 질문이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을 가르는 핵심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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