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명한 온도차' 우승 후보라고 했는데...'8연승'에 웃고 '6연패'에 운 극과 극 차이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화성 유진형 기자] 배구 전문가들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승후보로 한국도공사와 IBK기업은행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극명한 온도차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우승 후보라는 평가에 걸맞게 승승장구하는 반면, IBK기업은행은 여러 악재가 쏟아지며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1라운드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1(19-25 25-23 25-23 25-22)로 잡고 먼저 웃었던 한국도로공사는 경기를 치를수록 더욱 강해지고 있다. 모마, 강소휘, 타나차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배구 여제' 김연경의 은퇴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여자부의 최강부대로 자리 잡았다.

19일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도로공사는 우승 후보 간의 맞대결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세트 스코어 3-0(25-22 25-18 25-18)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모마(17점), 강소휘(16점), 타나차(14점) 삼각편대가 47점을 합작하며 만든 완승이었고 8연승 질주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뭘 해도 안되는 최악의 경기력으로 6연패에 빠졌다. 개막 후 한 번 승리한 것 외에는 아직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시즌 1승 후 줄 패배로 8경기 1승 7패 극악의 부진이다.

경기 후 김호철 감독은 "나름대로 열심히 살리려고 노력하는데, 분위기가 안 산다. 공격에 힘을 실으니, 리시브가 안 되고, 리시브에 집중했더니 공격이 안 터진다. 너무 힘든 과정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럴 만도 한 게 시즌 중 이소영은 어깨 부상으로 계약 해지했고, 주전 세터 김하경은 발목 부상으로 2라운드 결장이 불가피하다. 김하경의 부상 이탈로 IBK기업은행은 최연진과 박은서를 번갈아 투입하고 있지만 상황이 어렵다. 주전 세터가 빠진 상황이라 공격수들이 맘 놓고 때리기도 힘들다. 빅토리아는 공격 루트가 단순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날 경기에서 15점을 올렸으나 공격 성공률은 30.6%에 머물렀고 공격 효율도 16.3%에 불과했다. 공격 범실도 6개로 가장 많았다.

김호철 감독은 "한두 군데가 고장 난 게 아니다. 현재로선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다"라며 근심 가득한 얼굴을 했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IBK기업은행은 오는 22일 홈에서 현대건설을 상대로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현대건설도 주전들의 부상으로 4연패로 빠진 상황이다. 카리, 양효진, 김희진은 고질적 무릎 부상을 앓고 있고, 정지윤은 비시즌 입은 정강이 피로골절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부상 관리가 필요한 현대건설이다.

[우승 후보 맞대결에서 승리한 한국도로공사와 고개 숙인 IBK기업은행 / 한국배구연맹(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