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성장하는 시대 끝났다" CORI, 공공·민간 잇는 협업 허브 부상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공공기관 △민간기업 △스타트업이 한자리에 모인 오픈이노베이션 네트워킹 행사 'CORI(Connect with Our Rising Innovation)'가 20일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열렸다. 행사장은 공공·민간 오픈이노베이션 담당자와 스타트업 관계자 60여명으로 채워졌다.

CORI는 탭엔젤파트너스가 기획한 공공·민간 연계 네트워킹 브랜드다. '공공과 민간을 잇는 고리'라는 뜻에서 한글 이름을 먼저 정했다. 이후 같은 의미를 담은 영문 이름을 붙였다. 이름 자체에 역할과 방향이 담긴 셈이다.

박재현 탭엔젤파트너스 대표는 환영사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의 필요성을 먼저 꺼냈다. 그는 스타트업 투자와 액셀러레이팅을 하다 보니 깨달은 점이 있다고 했다. 자금과 컨설팅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는 일, 초기 마케팅 속도를 끌어올리는 일이 더 급하다는 인식이 쌓였다. 박 대표는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이 오픈이노베이션이라고 정리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공공영역 비중도 짚었다. 창업 지원 기능 상당 부분이 공공기관에 나뉘어 있는 구조다. 민간 프로그램만으로는 커버하지 못하는 지점이 계속 생긴다. 탭엔젤파트너스가 △공공기관 △민간기업 △스타트업을 한 공간에 모아 두는 장을 직접 만들기 시작한 배경이다.

탭엔젤파트너스는 운용자산규모(AUM)는 560억원 수준이다. 해양 신산업과 농식품 분야 모태펀드 기반 조합을 운용한다. 딥테크 중심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조합도 별도로 보유한다.

박 대표는 CORI를 공공과 민간, 스타트업을 잇는 시뮬레이션 네트워킹 자리라고 표현했다. 각 기관과 기업이 한 번에 모이는 구조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었다. 1부는 박재현 대표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공공기관·민간기업 오픈이노베이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발표 후에는 참석 기관과 기업이 차례로 자사 프로그램 방향과 협업 수요를 소개했다. 이어진 네트워킹 시간에는 명함 교환과 개별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2부는 보다 실무적인 '1:1 밋업' 세션 중심이다. 공공·민간 오픈이노베이션 담당자는 탭엔젤파트너스와 함께 향후 프로그램 기획 방향을 논의했다. 민간기업과 스타트업은 기술 검토와 실증, 사업화 가능성을 놓고 구체적인 대화를 나눴다. 일부 자리에서는 PoC(개념검증) 일정과 파일럿 범위까지 오가는 협의가 이뤄졌다.

서울경제진흥원 "수요 기업·스타트업 잇는 공공 플랫폼"

전종찬 서울경제진흥원 책임은 기관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간략히 공유했다. 서울경제진흥원은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이다. 서울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전 책임은 '서울창업허브 오픈이노베이션'을 핵심 사업으로 소개했다. 서울창업허브 5개 센터가 기초 인큐베이션과 스케일업을 함께 맡는 구조다. 이 가운데 공덕 센터가 오픈이노베이션 허브 기능을 수행한다.

프로그램 골자는 단순하다. 대기업·중견기업 수요를 듣는다. 그 수요에 맞는 스타트업을 찾는다. 서울경제진흥원은 파트너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 후 스타트업 모집과 매칭을 맡는다. 최종 선정 스타트업에는 PoC 추진과 함께 사업화 준비 비용도 제공한다.

전 책임은 "공공기관이지만 절차보다 수요를 먼저 본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기준으로 프로그램을 설계한다는 설명이다.


인천스타트업파크 "실증 브랜드 트라이아웃…현장 검증에 방점"

백다원 인천테크노파크 스타트업파크센터 과장은 실증 지원 모델을 소개했다. 인천스타트업파크는 2019년 정부 조성 사업에 선정된 뒤 국내 1호 '스타트업 파크' 타이틀을 얻었다. 2021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인천테크노파크는 인천시 출연기관이다. 그 안에서 스타트업파크센터가 인천스타트업파크를 맡는다. 스마트시티와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실증 △투자 △글로벌 진출을 잇는 구조를 지향한다. 인천 송도 인근 민간·대학·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다는 점도 협력 기반으로 거론했다.

센터는 트라이아웃(TRYOUT)을 따로 운용한다. 유망 선수가 프로 진출 테스트를 치르는 스포츠 용어에서 따온 이름이다. 혁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실제 현장에서 시험을 받는 과정에 같은 이미지를 입힌 셈이다.

실증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협력 기관이 보유한 시설과 인프라를 스타트업에 개방하는 '실증 자원 매칭형'이다. 다른 하나는 공공·민간 파트너의 구체적인 문제를 스타트업 기술로 해결하는 '오픈이노베이션형'이다.

백 과장은 △폐기물 자동 선별, 의료용 약물 전달 장치, 바이오 공정 장비 등 사례를 짧게 소개했다. 자원순환센터와 병원, 바이오기업 현장에 스타트업 기술을 넣었다. 그 결과 투자 유치와 조달 혁신제품 지정, 추가 납품으로 이어진 사례가 나왔다.

해외 실증도 진행 중이다. 이탈리아 조선소에서는 온도 저감 특수 페인트를 시험한다. 베트남에서는 교통 관제 시스템 실증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번호판 인식과 신호 위반 인지 기술을 가진 국내 스타트업이 현지 도시에 솔루션을 적용한다. 콜롬비아 건설 현장에는 AI 기반 스마트 건설 공정 관리 솔루션이 적용될 예정이다.

센터는 실증 이후 단계를 위한 연계 프로그램도 운용한다. 투자 유치 행사와 공공 판로 지원 사업을 묶어 실증 기업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록 돕는 구조다.

'공공·민간 합동'…생태계 성장 속도 가능

올해 CORI는 탭엔젤파트너스가 쌓아 온 오픈이노베이션 특화 액셀러레이터 역량과 공공·민간 연계 경험을 한눈에 보여주는 자리였다. 농식품과 초기 창업 분야에서 모태펀드 GP로 연달아 선정된 이력, 특정 섹터에 제한되지 않은 초기기업 발굴 경험이 바탕이다.

박재현 대표는 "기술 창업 생태계 성장 속도는 공공과 민간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올해 CORI는 형식적인 세미나가 아닌, 실질적인 협업 논의가 오가는 장에 가까웠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내년 계획도 언급했다. 해외 파트너를 더 끌어들이겠다는 목표다. CORI 안에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녹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스타트업이 각각 쌓아 온 오픈이노베이션 경험은 이제 연결 단계에 들어섰다. CORI가 이런 흐름을 받쳐 주는 '한국형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후속 협업과 실증 성과가 향후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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