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배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두산 베어스는 18일 "내야수 박찬호와 4년 최대 80억 원(계약금 50억원, 연봉 총 28억원, 인센티브 2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내년 다시 한번 '가을야구'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올해 다시 9위까지 추락한 두산은 스토브리그에서 전력보강을 목표로 삼았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라면, 영입을 위해 움직이겠다는 심산이었다. 이에 두산은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직후부터 박찬호를 주시했고, 이를 애써 부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퍼를 한 것까지도 공개를 할 정도였다.
그만큼 자신도 있었고, 정성도 쏟았다. 두산은 FA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지난 9일 자정부터 박찬호와 만남을 가졌다. 적극적성을 보여준 것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두산은 박찬호를 비롯해 가족의 유니폼까지 모두 제작해 선물로 안겼다. '마이데일리' 취재 결과 박찬호를 노리고 있던 KT 위즈도 4년 80억원을 제시했으나, 박찬호는 이런 정성을 보여준 두산을 택했다.
이로써 김원형 감독도 내야를 구성하는 데에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 올해 두산 내야에는 박준순, 오명진, 안재석 등 유망주들이 대거 등장했지만, 주전의 역할을 맡기기엔 부담이 컸다. 올해 좋은 활약을 보여준 것은 맞지만, 아직 '애버리지'가 형성되지 않은 만큼 올해의 모습을 내년에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박찬호는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 타이거즈의 선택을 받은 뒤 무려 10시즌을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최근 5년을 기준으로는 국내 유격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경기에 나섰다. 내구성과 꾸준함까지 증명이 된 케이스다. 그리고 장타력은 떨어지는 편이지만, 3할에 가까운 타율을 마크할 수 있는 정교함과 폭발적 스피드는 덤. 두산이 박찬호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 14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만난 김원형 감독도 내심 기대를 하는 눈치였다. 일단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던 구단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당시 사령탑은 "구단이 전력을 최대한 극대화시키려고 노력을 해 주시는 부분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유는 센터 내야 구성에 대한 고민이 너무나도 컸던 탓이다.
김원형 감독은 "(박)찬호가 오면 선수들의 포지션이 조금 달라질 순 있지만, 한편으로 내게는 고민이 해소가 된다. '유격수 자리를 누가하게 될까?'에 대한 고민은 있다"고 털어놨었다. 그런데 두산이 김원형 감독에게 '통 큰' 선물을 안긴 만큼 두산의 내야 새판짜기는 수월해 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박찬호가 왔다고, 기존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력'으로 증명하면 언제든 기회는 제공된다.
사령탑은 14일 기준으로 "최근 5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영입 가능성만 있었다. 그런데 최근 3일 정도 만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미야자키에 있는 선수들도 '내가 저 선수만 이기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래서 상실감이 커서 지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그래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모습들을 보고 내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조금 더 냉정하고 공평하게 평가를 할 것"이라며 "선수들도 앞으로 더 노력을 할 것이다. 누가 선택을 받는 것은 먼저 기회를 받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선수들이 완전히 배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찬호가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됨으로써 생기는 시너지, 경쟁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었고, 이제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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