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타니 상대하면 재밌을 것 같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8~9일 체코와의 고척돔 홈 2연전에 이어 15~16일에는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원정 2연전을 치른다. 2025 네이버 K-베이스볼시리즈로 불리는 네 차례 평가전은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올해 8위로 자존심을 구긴 KIA 타이거즈는, 이번 대표팀에 딱 1명의 선수, 성영탁(21)만 발탁됐다. 올해 부상자가 많았던 이 팀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건진 뉴 페이스다. 성영탁은 부산고를 졸업하고 2024년 10라운드 96순위로 육성선수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정식선수로 전환됐다.
곧바로 1군에 올라와 맹활약을 펼쳤다. 45경기서 3승2패7홀드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했다. 처음엔 패전처리로 나섰지만, 점점 중요한 순간에 중용되더니, 급기야 시즌 막판엔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박빙 승부의 7~8회에 기용됐다.
그런 성영탁의 패스트볼 구속은 140km대 중반을 넘어서지 못한다. 구종이 다양한 것도 아니다. 투심과 커터, 커브를 구사한다. 그런데 커터를 약간 변형해 두 종류로 사용하고, 전체적으로 각 구종의 커맨드가 상당히 좋다. 항상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 타자와 승부한다. 주자가 있든 없든, 스코어가 어떻든 자신의 투구를 한다. 필승조로 기용될 수밖에 없는 투수다.
9일 체코와의 네이버 K-베이스볼시리즈 체코와의 2차전서도 6-1로 앞선 8회말에 구원 등판, 세 타자를 깔끔하게 좌익수 뜬공, 중견수 뜬공, 1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딱 8개의 공이면 충분했다.
성영탁은 9월2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다른 불펜투수들보다 시즌을 빠르게 마쳤다. 이후 회복훈련을 통해 내년에 대비했다. 약 1개월 반만에 대표팀에서 다시 투구했지만, 올해 그렇게 크게 무리하지는 않았다. 내년엔 풀타임 필승계투조로 활약할 전망이다.
성영탁은 9일 2차전을 마치고 “대표팀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동안 푹 쉬었다. 대표팀 명단에 들어가서 늘 하던대로 다시 컨디션을 올렸다. 힘들다는 느낌도 없었고, 천천히 컨디션을 올렸다. 큰 문제는 없다. 대표팀 일정을 마치면 다시 휴식 위주로 회복훈련을 하고 겨울에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일본전이 다가온다. 일본을 상대로 잘 던지면 내년 WBC 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성영탁은 “도쿄도 처음 가본다. 설레고 재밌을 것 같다. 대단한 투수가 많기 때문에, 공도 어떤지 볼 수 있고 기대가 된다”라면서도 “150km이 나온다고 해도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면 그만이다. 난 내가 가진 장점을 더 살리는 투구를 하겠다”라고 했다.
대표팀에서 다른 팀 선배 투수들과도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성영탁은 원태인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는 법을 물어봤는데 잘 배웠다며 미소를 보였다. 그렇게 자신의 야구를 살 찌우고, WBC서 자신을 보여줄 그날을 기다린다.

성영탁은 “WBC에 갈 수 있다면 상대하고 싶은 선수는, 뭐 다 똑같지 않겠습니까. 오타니 쇼헤이(31, LA 다저스)를 상대하면 재밌을 것 같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열심히, 전력투구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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