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실패했으니 쿠데타"…뉴진스,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1년 6개월 [MD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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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끝은 돌아옴이었다. 민지·하니·다니엘·해린·혜인, 뉴진스 다섯 멤버가 12일 전원 소속사 어도어 복귀를 선언했다. 전속계약 효력을 둘러싼 장기전, 광고·콘텐츠 전면 중단, 가처분까지 뒤엉킨 567일의 소모전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혁명"을 외치던 독자 행보는 현실의 법정에서 제동이 걸렸고, 남은 건 "집으로"라는 가장 명료한 선택이었다.

분수령은 법원이었다. 법원은 뉴진스의 단독 광고·활동 금지 가처분을 잇달아 인용했고, 어도어의 간접강제 신청까지 받아들여 독자 활동 1회당 멤버별 10억 원을 물도록 했다.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 1심에서도 재판부는 "민희진 전 대표 해임만으로 전속계약 위반이라 보기 어렵다"며 어도어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를 예고했던 뉴진스는 마감을 앞두고 방향을 틀었다. 법리·시간·비용, 그 어느 축에서도 승산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복귀 발표의 형식과 타이밍은 현실을 더 적나라하게 비췄다. 먼저 해린·혜인이 "판결을 존중하고 전속계약을 준수하겠다"며 소속사와 사전 협의를 거친 복귀 의사를 밝혔고, 곧이어 민지·하니·다니엘이 "남극 체류 등 사정으로 전달이 늦었고 어도어 회신이 없어 별도 입장을 낸다"는 이례적 문구로 독자 발표를 택했다.

어도어가 전자(해린·혜인)에게는 "원활한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했고, 후자(민지·하니·다니엘)에겐 "진의를 확인 중"이라고 선을 그은 온도 차는 갈등의 잔흔을 말해준다. 커뮤니티에선 '이진스' '삼진스'라는 냉소가 돌았다.

이 과정에서 뉴진스가 내세웠던 각종 프레임 역시 효력을 잃었다. 최대 수천억 원대 손배 가능성이 거론되는 장에서, 항소로 시간만 연장하는 선택은 결국 '미래 할당'을 갉아먹는 자해였다. 대중이 바라는 건 선언문이 아니라 무대였고, 기업이 요구한 건 감정이 아니라 계약이었다.

남은 건 복구와 재정립이다. 어도어는 "복귀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했고, 새 앨범 준비가 상당 부분 끝났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음악을 내는 것과 '팀'으로 돌아오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1년 넘게 이어진 공방은 팬덤을 양분했고, 신뢰의 그물망을 찢어놨다. 브랜드·광고 시장은 곧 러브콜을 재개하겠지만, 스폰서십은 무엇보다 ‘안정성’을 산다. 내부 결속, 대외 메시지, 리스크 관리가 증명되기 전까지는 대형 계약이 신중해질 공산이 크다.

전속계약 종료 시점은 2029년 7월. 민희진 전 대표가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과 상관 없이 그때까지 뉴진스의 법적 주소지는 어도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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