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학농구연맹 산하 남자대학 지도자들이 지난달 KBL을 방문해 2026-2027 시즌부터 외국선수 확대 기용이 유력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국내 대학선수들의 기용 보장을 요구한 사실이 밝혀졌다.
12일 대학농구 관계자에 따르면, 대학 지도자들은 지난달 포함 두 차례 KBL을 방문해 KBL 수뇌부와 대화를 나눴다. KBL은 2026-2027시즌부터 외국선수 기용시간을 늘리는 것으로 구단들의 의견을 모은 상태다. 현행 외국선수 기용 규정은 1~4쿼터 내내 2명 보유 1명 출전이다. 그러나 다음 시즌부터 두 쿼터에 한해 2명 보유 2명 출전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국내 모든 프로스포츠는 아시아쿼터제를 운영한다. KBL 역시 아시아쿼터가 활성화돼 있다. 아시아쿼터가 각 팀의 주축멤버로 뛰고 있고, 다음 시즌부터 외국선수 기용까지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국내 대학선수들의 기회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다는 게 대학 감독들의 견해다. 또한, 얼리엔트리가 활성화되면서 대학농구가 상당히 위축돼 있는 건 사실이다.
이에 따른 대학농구 지도자들이 지난달 KBL에 요구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우선 드래프트 접수 자격 기준에 대해 2년, 4년 단위로 접수 자격을 부여하고(WKBL은 대학 2년 경과 후 접수 가능, 규정화 돼있음), 고교생이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했다. 또한, 3~5년 경과 후 경기 출전이 미비한 선수 대상으로 드래프트를 실시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KBO리그가 2년에 한번씩 2차 드래프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 D리그 운영에 대해선 3년차 이내 선수 및 지도자 구성, D리그 명칭 변경, D리그에 대학팀 참여, KBL에 프로와 대학이 참가하는 테스크포스팀 신설을 제안했다. 외국선수 출전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아시아쿼터 포함 3명의 외국선수 중 2명 출전으로 제한해줄 것을 요구했다. 연고 지명선수의 경우 연고 지명선수 선발은 드래프트 인원에서 제외하고, 국내선수를 팀당 2명 이상 의무적으로 선발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시아쿼터 및 얼리엔트리 성행, 외국선수 확대기용 등으로 대학농구가 위축된 건 사실이다. 단, 그동안 대학에서 그만큼 유망주들을 잘 육성했는지에 대한 농구계 전체의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선수들의 줄어든 출전 기회는 결국 스스로 해결해야 한국농구 전체의 경쟁력이 올라간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KBL도 대학농구가 위축되면 장기적으로 득이 될 건 없다. 대학을 안 거치거나 조기에 졸업한 선수들이 전부 KBL에서 성공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KBL은 대학 지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향후 소통의 여지를 남겼다.

KBL은 1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국내선수 드래프트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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