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MLB 다저 도그를 한국 야구장에서" 김성은 아라마크 대표의 KBO 도전기

마이데일리
김성은 아라마크 대표. /곽경훈 기자

[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2024년 3월 오타니 쇼헤이와 다르빗슈 유가 왔던 MLB 서울 오프닝 시리즈가 열린 고척돔에 진풍경이 펼쳐졌다. 4층 꼭대기 구석 조그만 매점에서 시작된 고객 줄이 하염없이 이어졌다. LA 다저스구장의 명물 '다저 도그'를 구매하기 위한 이들이었다. 메이저리거가 펼치는 경기와 각 구단 굿즈와 함께 사람들은 현지 맛을 구현한 이 먹거리에 환호했다.

12일 서울 한남동 한국 아라마크 본사에서 만난 김성은 대표는 “지난해 1월 제가 한국 대표로 막 부임한 직후였는데 임박해 MLB 서울시리즈에서 식음서비스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화제성을 감안하면 욕심이 나는 빅 이벤트임은 분명했지만 고척돔에 기존 입점사들이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처음엔 고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하지만 MLB 사무국은 야구 경기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아라마크도 이러한 철학에 공감해 쉽지 않은 도전에 동참했다”며 “결과적으로 빅히트를 쳐 자체적으로도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때 아라마크 MLB 특별 매점은 대성공을 거뒀다. 반나절 만에 4일치 재료가 동이 났고, 추가재료를 서둘러 공수한 덕에 마지막까지 많은 이들이 MLB의 대표 먹거리를 즐겼다.

김성은 아라마크 대표. /곽경훈 기자

아직 아라마크는 국내에서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북미 49개 메이저 스타디움에서 식음을 비롯한 운영을 총괄하는 전문 기업이다. 스포츠 분야뿐 아니라 하버드·와튼·예일과 주연방교도소의 식음도 책임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과 찰스 3세 즉위식도 식음을 담당했다.

한국에서도 이미 30여년 업력을 가졌다. 비록 국내 급식시장이 한화·삼성·CJ 등 대기업 계열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유일하다시피 한 외국계 기업으로서 아라마크는 현재 400곳, 1일 9만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김성은 대표가 부임한 이후 아라마크는 큰 변화가 시작됐다. 10년, 20년 장기 근속자가 대부분인 직원들도 이를 체감하고 있다. 우선 대내적으로 마포구 공덕동에 있던 본사를 지금의 한남대로 일신빌딩으로 이전했다.

김 대표는 “작년까지 식음기업임에도 본사에 주방이 없었는데 지금은 건물 2층에 키친 R&D센터를 마련했고 여기서 개발한 K-푸드를 전 세계 15개 지사(한국 포함 총 16개)에 공유하기도 하고, 또 국내에 도입하면 좋을 메뉴를 한국인 입맛에 맞게 현지화하는 과정도 여기서 거친다”고 소개했다.

아라마크 한남동 본사. /곽경훈 기자

대외적으로 잘 알려진 이슈로 아라마크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스포츠바 ‘1985 이닝스’를 운영 중에 있다. 1985는 빙그레 이글스가 창단한 해다. 처음 오픈했을 때는 메이저리그 구장의 식음을 책임지는 7명의 셰프를 초청해 한국에서 선보일 메뉴를 함께 개발했다. 또 야구 팬들이 다저스 구장 등에서 보았던 소스용기와 박스도 그대로 가져왔다.

한화이글스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때는 보스톤 레드삭스의 크랩샌드위치를 스페셜 메뉴로 내놓아 재미를 더했다.

김성은 대표는 “이글스파크 내 박스석의 VIP 식음도 저희가 하고 있는데, 방문 예상 시간 30분 전에 맞춰 MLB 인기 메뉴를 세팅해 놓는다”며 “요즘은 미국으로 야구 원정 직관도 많이 가는데 ‘나 **구장 갔을 때 먹어봤어’라며 이야기할 수 있고, 그런 가치를 전달하는 게 아라마크의 강점”이라고 자신했다.

아라마크 한남동 본사. /곽경훈 기자

한국 아라마크의 다음 목표는 더 많은 KBO(한국야구위원회) 야구장에서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다. 총괄 운영이나 컨설턴트, 매장 운영 등 여러 비즈니스 형태가 있겠다.

김 대표는 “KBO는 치맥(치킨+맥주) 등 우리만의 멋진 K-야구 문화도 있지만, 아라마크의 서비스를 더해 팬들이 더 풍성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게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성장을 함께 할 열정 있는 인재도 찾고 있으니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아라마크 한남동 본사. /곽경훈 기자아라마크 한남동 본사. /곽경훈 기자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MD인터뷰] "MLB 다저 도그를 한국 야구장에서" 김성은 아라마크 대표의 KBO 도전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