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어떻게 154km 대만 국대를 품었나…해외 스카우트팀 전원 美 대신 오키나와행, 한화 수뇌부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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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옌청./한화 이글스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왕옌청./왕옌청 SNS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한화 이글스는 어떻게 해서 154km 대만 국가대표 투수를 품을 수 있게 됐을까.

한화는 구단의 최초 아시아쿼터 선수로 일본프로야구(NPB)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이던 대만 출신의 좌완 투수 왕옌청과 연봉 1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18년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왕웨이중 KBO 역대 두 번째 대만 국적의 선수다.

2001년생인 왕옌청은 180cm 82kg 체격을 지녔다. 대만 국가대표 출신의 좌완 투수로 최고 154 km 빠른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한다. 올 시즌 NPB 이스턴리그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으며 간결한 딜리버리에서 나오는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인다. 오랜 NPB 경험으로 익힌 빠른 퀵모션도 장점으로 꼽힌다.

왕옌청은 2019년부터 라쿠텐과 국제 육성 계약을 맺고 올 시즌까지 NPB 이스턴리그에서 활약했다. NPB 이스턴리그 통산 성적은 85경기(343이닝) 20승 21패 평균자책점 3.62 248탈삼진으로 준수했다. 올 시즌에는 22경기에 등판해 116이닝을 소화하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26 84탈삼진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스턴리그 다승 2위, 평균자책 3위였다.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왕옌청./왕옌청 SNS

KBO는 지난 1월 경쟁력 강화와 원활한 외국인 선수 수급을 위해 아시아쿼터 제도 시행을 알렸다. 아시아 쿼터제는 아시아 국적 전체(아시아야구연맹 BFA 소속 국가 기준) 및 호주 국적 선수가 대상이 된다. 비아시아 국가의 국적을 가진 이중국적 선수 영입은 불가하고, 직전 또는 해당 연도 아시아 리그 소속이었던 선수 1명으로 제한된다. 선수의 포지션은 무관하다.

신규 영입 시 지출할 수 있는 최대 비용은 연봉, 계약금, 특약(옵션 실지급액 기준)및 원소속 구단에 지불하는 이적료(세금 제외)를 합쳐 최대 20만 달러(월 최대 2만 달러)로 제한된다. 이적료로 10만 달러를 주고 데려온 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화는 어떻게 이 선수를 데려올 수 있었을까. 한화 관계자는 "2월엔 통상 KBO 구단들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로 스카우트를 파견하는데, 우리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2025년 2월 해외 스카우트 전원이 오키나와로 건너가 NPB 대상선수를 집중 관찰하는 전략 취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손혁 단장 등 수뇌부가 자주 일본으로 건너가 직접 선수들을 관찰했고, 결과적으로 가장 우수한 선수 중 하나라고 평가되는 왕옌청 선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왕옌청./왕옌청 SNS

왕옌청은 NPB 2군에서만 활약했지만 경쟁력 있는 재능으로 2018 U-18 아시아야구선수권,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 대만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23 APBC에서는 한국전에 선발 등판했다. 당시 한국전에서는 1⅓이닝 4피안타 3사사구 5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패전 투수가 되었다.

손혁 한화 단장은 "기본적으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이며, 실전 피칭을 세 차례 봤는데 100구 넘어서도 구속을 유지하는 점이 좋았다. 슬라이더에 체인지업과 커브, 스플리터까지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점도 장점이다. 적응만 잘 한다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기대했다.

왕옌청은 구단을 통해 "한화의 제1호 아시아쿼터 선수로 입단하게 되어 영광이다. 기회를 주신 한화 구단에 감사드린다. 한화는 올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강팀으로 무엇보다 팬들의 열정과 사랑이 대단한 팀으로 알고 있다. 이런 훌륭한 팀의 일원이 돼 정말 기쁘고, 하루빨리 팬 여러분의 뜨거운 열정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 올 시즌 한화가 높이 비상했는데, 내년 시즌 더 높이 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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