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미야자키(일본) 박승환 기자] 김원형 감독 체제에서 유망주 발굴과 함께 성적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리는 두산 베어스가 박찬호를 품에 안을 수 있을까.
두산은 올 시즌 중 이승엽 감독이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지휘봉을 내려 놓으면서, 지난 2022시즌 이후 또 한 번 정규시즌 9위라는 수모를 겪었다.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한 이후 조성환 감독 대행이 팀을 이끌었지만, 결과적으로 순위를 끌어올리진 못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 시절 '왕조'의 길을 걸었던 두산이 이렇게 호락호락하게 물러날 리가 없다. 김원형 감독에게 새롭게 지휘봉을 안긴 두산은 2026시즌 유망주 발굴과 함께 다시 5강권 도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 두산은 한다면 하는 구단으로 2022년 창단 첫 9위의 굴욕을 겪었지만, 이듬해 다시 가을 잔치에 초대받았다.
특히 두산은 야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박정원 구단의 '허락'이 떨어진다면, FA 시장에서 '큰 손'으로 군림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력까지 뒷받침이 되는 구단이다. 두산은 내년 두 마리 토끼 사냥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이번 겨울을 조용히 보낼 생각이 없다.
올해 박준순, 오명진, 김동준, 안재석, 최민석, 양재훈, 재환유 등 마운드와 타석에서 유망주들이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상수'가 될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해 2026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렇기에 '지갑'을 열 준비도 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최우선 과제는 내부 FA(자유계약선수)의 단속이다. '간판타자' 김재환이 FA를 선언하지 않은 것은 두산 입장에서 안도의 한 숨을 내쉴 수 있는 포인트이지만, 이영하와 최원준 등의 단속이 절실하다. 김원형 감독도 두산 사령탑 취임식에서 외부 FA 영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내부 FA 단속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래도 성적을 노리고 있는 만큼 두산에서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외부 FA 영입이다. 두산은 현재 FA 자격을 얻은 두 명의 선수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바로 김현수와 박찬호다. 이 선수들 중에서도 두산이 특히 눈여겨 보고 있는 선수는 단연 박찬호다. 이유찬, 안재석, 오명진, 박준순 등 내야 자원은 적지 않은 편이지만, 풀타임을 맡기기에는 불안 요소가 없지 않다.
문제는 박찬호의 몸값이다. 현재 박찬호를 노리는 구단으로는 KIA 타이거즈를 비롯해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 키움 히어로즈 등이 있다. 최근 FA 시장에서 이렇게까지 많은 구단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선수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박찬호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경쟁 구단이 많을수록 몸값이 치솟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박찬호의 몸값이 높아도 너무나도 높다. 경쟁 구단이 많은 만큼 일각에서는 박찬호가 100억원 이상의 초대형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를 정도다. 하지만 그 어떤 구단도 박찬호에게 100억원 이상의 '빅딜'을 제시할 구단은 없어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100억원 이상의 제안을 받았다면, 박찬호측 입장에서 도장을 찍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박찬호는 수비와 주루에서 강점은 있는 선수다. 박찬호를 품는 순간 내야에 탄탄함이 생기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냉정하게 공격력에서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선수는 아니다. 지금까지 '수비형' 선수가 모두의 예상을 뛰어 넘는 초대형 계약을 맺은 사례는 없다. 특히 유격수라는 포지션을 고려, 나이가 들수록 신체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4년 이상의 초장기 계약을 제시하는 것도 쉽지 않다.

두산 관계자는 외부 FA 영입과 관련해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팀 전력 강화를 위하여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판단된다면, 영입을 시도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KBO리그 기준으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면서까지 박찬호를 데려오는 것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몇 년 동안 고전하더라도 내야의 유망주들을 육성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과연 두산이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어떠한 판단을 내릴까. 확실한 것은 두산이 올해 겪은 '수모'를 반드시 만회하겠다 것이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몸값에 두산이 무리해서 뛰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물론 전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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