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40년 협력사도 내친' 서울우유 문진섭 조합장, 국감 출석 피했지만 논란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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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서울우유협동조합 문진섭 조합장이 올해 국정감사 증인에 채택됐다가 철회된 결정에 대해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문 조합장은 오랜 협력업체의 인수 결정을 뒤집는 사실상 '갑질'로, 중소 협력사의 공장 폐업과 노동자 실직을 초래한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다.

서울우유협동조합 문진섭 조합장 / 서울우유 ⓒ포인트경제CG
서울우유협동조합 문진섭 조합장 / 서울우유 ⓒ포인트경제CG

문 조합장은 증인을 신청했던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에게 직접 방문해 소명하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관련 감사 결과 및 소명을 받아들이면서 증인 출석이 무산됐다. 대형 협동조합 수장의 갑질 논란을 직접 문책할 기회가 날아간 셈이다.

▲ 거의 확정된 '삼영' 인수 결정 뒤집어...공장 폐업·노동자 실직

논란의 핵심은 40년간 서울우유에 우유팩을 납품해온 '삼영' 인수 무산 과정이다. 2021년 서울우유는 삼영 구미공장 인수를 위해 인수의향서를 체결했다. 이후 실사가 진행되고 이사회와 대의원에서 예산도 승인되며 인수가 거의 확정 단계로 들어섰다.

그런데 2년 뒤인 2023년, 문 조합장이 연임에 성공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그 해 9월 서울우유 임시대의원회에서 해당 인수 안건이 전격 부결된 것이다. 서울우유는 결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인수를 기대하며 주변을 정리하던 삼영은 날벼락을 맞았다.

그 사이 삼영은 인수의향서 조항에 따라 빙그레나 푸르밀 등 서울우유 경쟁사와의 거래를 점차적으로 종료했다. 구미 공장 임차인들과도 계약 갱신을 하지 않았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납품 단가를 15~20% 올려야 했지만, 서울우유가 제시한 4.9% 인상률이 적용되며 적자 폭도 늘어났다. 매각 준비로 인한 삼영의 누적 손실은 35억원에 달했다.

결국 삼영은 매출 급감과 누적 손실로 공장을 폐업하고, 우유팩 사업과 관련 없는 곳에 매각하면서 노동자 40여 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현재 삼영은 서울우유에게 계약 파기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서울우유는 삼영을 비롯한 우유팩 납품업체 4곳에게 납품단가 인상을 강제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특히 인수 협상 중이던 삼영에게는 "한 식구 될 건데"라며 다른 납품업체에 동조하지 말라는 압박성 발언도 했다고 알려졌다. 해당 건은 하도급법 위반을 근거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돼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회의원과 농해위는 문 조합장과 서울우유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여 국감 증인을 철회했다. 국회가 거대 협동조합의 '갑질'과 구조적 문제를 공론화하고 추궁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 올해 국감은 피했지만 내년은...?

한편 문진섭 조합장은 서울우유협동조합 대의원·이사·감사를 거쳐 2019년 제 20대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4년 임기를 마치고 2023년 연임에 성공하며 2027년까지 서울우유협동조합 수장을 맡게 됐다.

첫 임기 때 영업수익을 2조원 가까이 내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현재는 장기적인 내수 부진 여파로 1위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또한 긴 세월 거래관계를 유지해온 납품업체와의 약속을 손쉽게 뒤집고, 노동자들을 실직으로 내 몬 그의 행태는 경영활동의 어두운 그림자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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