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코스피가 ‘검은 수요일’ 급락 이후 힘을 받지 못하며 ‘AI 버블 붕괴’ 우려가 나온 가운데 한편에선 장기적으로 75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주가 향배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다수의 해외 투자은행(IB)은 한국 증시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도 높다는 점도 인정하고 있다. 국내외 주가가 강세로 전환할 동력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9일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조정은 대세 상승장의 쉼표이며, 조정 이후 지수는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보고서에서는 과거 1998년·2009년·2020년 등 세 차례 강세장에서도 동일한 시점(200일 후)에 단기 조정이 나타났다는데 근거를 들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가 내년에는 5000포인트, 장기적으로 7500포인트까지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과거 강세장에서 단기(1개월) 조정 폭은 평균 -14% 수준이었으며, 조정 이후 코스피는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데 조명했다. 특히 1998~1999년 강세장의 경우 -22% 조정 후 지수가 약 2배 뛰었다는 데 초점을 뒀다.
또 이번 조정 흐름이 1980년대 ‘3저 호황’과 유사하다는 점도 ‘코스피 7500’ 전망의 근거로 들었다. 당시 시장 역시 규제와 긴축 우려로 단기 조정을 겪었지만 3~4주 횡보 후 재차 반등했다는 설명이다.
단기 급등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
지난 5일 국내 금융시장은 전일 미국 인공지능(AI) 관련주 조정, 외국인 차익실현 매매 등의 여파로 주가가 급락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의 12월 금리 인하부정 발언으로 위험회피 기조가 확대된 영향도 있다.

코스피 4000선 붕괴는 금요일인 7일까지도 지속했다. 이날 코스피는 3900선 밑까지 밀렸고 오후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전 거래일보다 72.69포인트(1.81%) 하락한 3953.76에 마감했다.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는 단기 급등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적된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부담 누적과 동시에 AI주 중심의 미국 증시 하락, 미국 정책 불확실성 등이 조정의 트리거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의원은 “코스피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은 연초 8.1배→전일(4일) 11.4배로 40% 이상 확대되면서 차익실현 수요를 자극”했다면서 “반면 동기간 주요국 증시 밸류에이션 확대 폭은 미국 S&P500 +4.5%, 일본 TOPIX +9% 수준”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조정 vs 주가 강세 전환 동력 부족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가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데 공통된 시각을 갖고 있다. 다만 ‘건강한 조정’과 ‘주가 강세 전환 동력이 부족’하다는 두 개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홍콩계 투자은행 CLSA는 “10월 중 AI 관련주와 코스피가 강한 성과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하락세는 밸류에이션 부담에 의한 ‘건강한 조정’의 일환”이라는 의견을 낸 반면 호주 온라인 브로커 페퍼스톤(Pepperstone)은 “오는 19일 엔비디아 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시장에 단기적인 호재(catalyst)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또 뉴욕 기반의 자산운용사 밴엑 어소시에츠(Van Eck Associates)는 “실적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가운데 소폭의 어닝서프라이즈가 주가 강세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시기”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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