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엔 카페로 총출동…'생일 카페'가 만든 새로운 팬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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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생일 카페

[마이데일리 = 오가빈 인턴기자] 길을 걷다 보면, 아이돌의 얼굴이 가득한 카페를 종종 마주친다. 벽면에 "00아 생일 축하해", "컴백 축하해"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와 굿즈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놀랍게도 이 이벤트는 소속사가 아닌 팬들이 직접 준비한 이벤트다. 좋아하는 가수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팬들이 직접 카페를 빌려 꾸미고, 음료를 구매한 고객에겐 컵홀더와 포토카드 등 굿즈를 나눠주는 '생일 카페'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행사가 중단되자, 팬들은 카페를 콘서트장 대신 선택했다. 그렇게 발전된 '생일 카페'는 지금 한국 도심 곳곳에서 익숙한 풍경이 됐다. 그 흐름이 지금까지 이어지며, 홍대입구, 압구정, 성수 등 대형 소속사가 있는 지역에는 여러 팀의 팬들이 동시에 카페를 운영하며 '생일 카페 거리'를 형성하기도 한다.

카페 운영은 대부분 팬 개인이 주도한다. 행사 기획부터 굿즈 디자인, 카페 대관, 홍보까지 모든 과정을 자발적으로 진행한다. 수익을 내기 위한 상업 행위가 아닌 '축하'와 '연결'의 의미가 중심이다. 팬들은 같은 연예인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함께 축하한다. 일부 팬들은 직접 영상을 제작하거나 포토존을 설치하기도 하며 자신만의 감각을 뽐낸다. 일종의 '전시회'가 열리는 셈이다.

수익금을 기부하는 팬들/SNS 'JIMIN RECORD', '도운생일카페'

최근에는 '기부형 생일 카페'가 등장했다. 수익금이나 모금액을 사회단체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팬심'이 단순한 축하를 넘어, 선한 영향력을 나누는 문화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나친 경쟁으로 팬덤 간 갈등이 벌어지기도 하고, 카페 주변의 소음과 쓰레기 문제로 주민 불만이 제기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비공식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상업화로 팬 문화의 본래 목적이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생일 카페'는 팬과 스타, 그리고 팬들끼리의 유대감을 공유하는 새로운 축하 방식으로 자리매김했다. 누군가의 존재를 함께 기념하고, 마음을 나누는 방식은 K팝 산업의 독특한 소비문화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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